삼성전자 vs 애플, 중저가폰으로 맞승부…승기 누가 잡을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난해 갤럭시 Z플립3와 아이폰13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두 회사는 여세를 몰아 플래그십(프리미엄)폰에 이어 중저가(보급형) 스마트폰을 앞다퉈 출시하며 다시 한번 맞붙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국내시간 기준 오는 9일 ‘아이폰SE3’를 출시한다. 이는 애플에서 처음 선보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탑재 중저가 라인 스마트폰이자 2년 만에 내놓는 아이폰SE 시리즈 신작이기도 하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도 애플 공세에 대비해 이달 중순 대표 중저가 스마트폰 A73·A53·A33·A23 등 '갤럭시 A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시리즈로 현재 전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어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스펙으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지 기대를 모은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못지 않은 큰 호응을 얻으며 성장하고 있는 두 회사의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과연 이번 격돌에서 승기(勝機)는 누가 잡게 될까.
■ 아이폰SE3, 최고사양 AP 탑재설(說) ‘솔솔’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정점을 엿보다’(Peek performance)라는 제목의 초대장을 전 세계 주요 고객사와 소비자에게 발송해 오는 8일(한국시간 9일 오전 3시)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외신은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중저가형 아이폰 모델 아이폰SE 시리즈 신작을 2년 만에 선보일 거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아이폰SE 시리즈는 애플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2016년 1세대, 2020년 2세대를 출시했다. 과거 아이폰4와 아이폰5처럼 한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크기에 보다 저렴한 가격대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SE 시리즈 3세대 ‘아이폰SE3’는 시리즈 최초 5G 모델로 애플의 최신 A15바이오닉 칩이 사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A15바이오닉은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는 주요 부품이다.
A15바이오닉은 아이폰13 시리즈부터 적용된 최신 AP다. A15바이오닉은 전력소모량 대비 성능이 좋아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칩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폰SE3는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같은 AP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폼팩터(디자인)는 4.7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와 물리 홈버튼이 적용되는 등 전작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399달러(약 48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300달러(약 36만원)까지도 내다보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역대 아이폰SE 시리즈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된다.
앞서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가운데 작은 크기의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3 미니 구매를 가격 때문에 망설인 이들에게는 아이폰SE3가 최적의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플래그십 모델에서 사라진 물리버튼의 귀환도 아이폰 초기 모델을 그리하는 소비자를 공략할만한 요소로 충분하다.
■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로 맞대응
삼성전자도 이달 중순 A73·A53·A33·A23 등 새로운 갤럭시 A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애니콜 미디어 데이'를 통해 국내 첫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세상에 공개했는데 그 모델이 바로 갤럭시 A이다.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처음으로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등 부족함 없는 스펙으로 이목을 끌었다.
초창기 갤럭시 시리즈의 기본 디자인과 스펙의 모태 격인 갤럭시 A는 한 달 후 출시된 갤럭시 S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이다.
사양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A뒤에 붙는 두 숫자 중 앞 숫자가 높을수록 고사양, 뒤 숫자가 높을수록 최신형 모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되는 갤럭시 A 시리즈는 모두 5G 모델로 가장 먼저 공개될 갤럭시 A53는 엑시노스 1200 AP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풀 고화질(HD)+ 해상도·120㎐ 주사율의 6.52인치 슈퍼 아몰레드(S-AMOLED)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는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등을 포함한 트리플 카메라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 예상 가격은 50만원대로 추정된다.
라인업(제품군) 가운데 가장 고사양의 갤럭시A73은 스냅드래곤 750G 프로세서를 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풀HD+ 해상도·120㎐ 주사율의 6.7인치 슈퍼 아몰레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갤럭시A33·A23도 전작보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 성능이 한층 강화된 사양으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애플, 삼성전자 아성 도전 성공할까
공개 시기가 겹친 두 회사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경쟁은 플래그십 모델 못지않게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꽉 움켜쥐고 있는 삼성전자 아성을 애플이 무너뜨릴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 A12는 5180만대를 출하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로 선정됐다.
각각 2위부터 4위를 차지한 애플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 12·13·11을 모두 제치고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이 1위를 차지한 셈이다.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은 단일 모델로는 최초로 연간 판매량 50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예상 스펙만 보면 애플 아이폰SE3은 아이폰 초기 모델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과 부족함 없는 성능, 부담 없는 가격 3박자를 두루 갖췄다. 이에 따라 갤럭시 A를 위협하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최근 ‘갤럭시 S22 GOS(Game Optimizing Service) 논란’, ‘해외 해커조직 랩서스(LAPSUS$) 해킹 논란’ 등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뢰도가 훼손돼 이후 출시될 갤럭시 A 시리즈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IT 업계 관계자는 “40만원대에 아이폰을 구매하는데 최신 AP A15 바이오닉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배터리 용량까지 전작보다 개선된다면 현존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갤럭시 A 시리즈가 삼성전자에게 플래그십 스마트폰 만큼 주력제품인 데다 세계 1위를 거머쥐고 있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이슈들이 갤럭시 A 시리즈 출시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