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3.07 14:40 ㅣ 수정 : 2022.03.07 14:40
현대건설기계·현대두산인프라코어, 中서 부진한 매출, 북미와 유럽서 충당 두 회사 간 협력으로 1조원 규모 시너지 기대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현대중공업그룹 '기계 형제' 기업이 중국에 의존해온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 등 선진국 건설기계 시장에 매출을 늘려 기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수년간 중국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매출 대부분을 일궈냈다. 그러나 해외사업이 최근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두 회사는 모두 중국 매출 감소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두 회사는 중국이 아닌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유럽 등 선진국 건설기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 현대건설기계, 선진 매출 비중 대폭 커져... '체질개선' 첫해 맞아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매출에 상당 부문 의존해왔다.
그런데 중국 헝다그룹 사태, 중국 현지 전력난과 홍수 등 악조건이 겹치면서 중국 건설시장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신규 건설과 인프라 조성사업은 대부분 중단됐으며 이는 건설기계 업체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 이를 보여주듯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3∼4 분기 중국 매출액이 각각 823억원, 996억원을 기록해 2020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50%, 46% 감소라는 '어닝 쇼크'를 겪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에서 벗어나 최근 경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미·유럽 건설기계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기조에 편승한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3·4분기 북미·유럽 매출액이 각각 2322억원, 2201억원을 기록해 중국 3·4분기 매출액 823억원, 996억원을 뛰어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 영업망 확장, 현지 특화된 건설기계 개발 전략 등 현대건설기계 시장공략이 성공했다"며 "선진국의 최근 경기회복 조짐과 건설경기 호조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북미·유럽 지역 건설기계 수요가 공급을 뛰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북미·유럽 지역에서 선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중국을 제외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중국내 매출 부진의 60~70% 정도는 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조2000억달러(약 1471조원)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서명해 빠른 시일 내에 대규모 교량, 도로 유지보수, 전선 매립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건설기계 수요량이 점차 늘어나 현대건설기계 매출 비중 변화와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동일 시기 동일 지역서 매출 비중 증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북미·유럽 매출 비중이 늘어났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3∼4분기 중국 매출이 각각 1190억원, 1466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북미·유럽 매출은 2665억원, 2474억원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2분기 중국 매출 3122억원, 북미·유럽 매출 2914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앞으로 중국보다는 선진국 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 소형 건설기계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회사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건설기계 가격을 내려 시장점유율 방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일정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을 어느 정도 잡느냐에 따라 올해 건설기계 시장 전망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물류 공급망이 코로나19 쇼크에서 회복되면 지역내 건설기계 판매 대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지주사 현대제뉴인은 지난해 8월 출범 후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시너지 창출을 위해 ‘구매 및 물류 효율성 증대’, ‘영업과 애프터서비스(A/S) 최적화’, ‘생산·품질 및 연구개발(R&D) 최적화’ 등을 제시했으며 앞으로 시너지 창출 누계 목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