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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M&A ‘조건부 승인’ 마무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2.22 14:33
ㅣ 수정 : 2022.02.22 14:33
10년간 노선·슬롯 반납 조건
미국-EU 등 6개 경쟁당국 승인만 남아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결국 조건부 승인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22일 오전 기업결합심사 브리핑을 통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가 두 기업 결합은 허가하지만 거대 항공사 탄생에 따른 운임 인상 등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이 보유·사용하고 있는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항공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이전하는 조건을 단서로 달아 결합에 찬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해 기업결합을 마치는 날로부터 10년간 이 같은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사 등 5개사 결합 때 중첩되는 노선은 총 119개다. 119개 노선 가운데 국제선 65개, 국내선 22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이들 노선 가운데 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 노선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우선 26개 국제노선과 8개 국내노선에 대해 신규 항공사가 들어오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인천·김해·제주·김포공항 등 국내 공항 슬롯을 의무적으로 공항 당국에 반납할 것을 요청했다.
국제노선은 ‘서울~뉴욕·LA·시애틀·호놀룰루·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프놈펜·팔라우·푸껫·괌’과 ‘부산~칭다오·다낭·세부·나고야·괌’ 등이 해당된다. 국내노선(편도 기준)은 제주~청주·김포·광주·부산 등이다.
이 가운데 운항을 위해 운수권이 요구되는 11개 ‘항공 비(非)자유화 노선’은 신규 항공사 진입 또는 기존 항공사 증편 때에도 운수권도 반납해야 한다. 여기에는 ‘서울~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이스탄불·장자제·시안·선전·자카르타·시드니’, ‘부산~베이징’ 등 국제선 노선이 포함된다.
다만 반납할 슬롯과 운항권 상한선은 노선별 점유율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구체적인 이전 내용은 실제 신규 항공사 진입 신청 시점에 따라 공정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체 국제노선에 대해 신규 진입 항공사가 외국 공항 슬롯 이전·매각 △운임결합 협약 등 체결 △각종 국내 항공사 시설 이용 △영공 통과 이용권 획들을 위한 협조 요청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을 할 수 없는 규정도 마련했다.
공정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항공사 진입이 어려울 가능성을 감안해 구조적 조치가 끝날 때가지 ‘행태적 조치’도 시행할 계획이다.
행태적 조치는 △각 노선에 대한 운임을 2019년 대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 제한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좌석 간격, 무료 수하물 등 서비스 품질 유지 등이다.
두 회사 합병에 얽힌 화두 중 하나인 마일리지와 관련해 2019년 말 시행한 제도보다 불리하지 않아야 하며 기업 결합일로부터 6개월 안에 양사 통합 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통합 방안은 공정위 승인 여부에 따라 시행된다.
다만 공정위는 제주~울산·여수·진주 등 수요가 많지 않은 벽지노선 6개는 구조적 조치를 적용하지 않고 행태적 조치만 10년 적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대형항공사(FSC) 간 결합이다. 또한 구조적 조치, 행태적 조치 등 종합적인 시정조치를 내린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항공업계 경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양사 통합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해 우리나라 항공운송 시장 경제시스템이 유지·강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으로 두 회사가 최종 기업결합이 될 때 까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필수 국가와 영국, 호주 등 미승인 상태 임의신고국가 등 6개 경쟁당국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공정위는 향후 해외 경쟁당국 심사 결과를 반영해 충돌 내용을 보완·수정하고 추후 전원회의를 개최해 의결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공정위 결정을 받아들이며 향후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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