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기록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들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수익모델 다변화를 노렸던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IPO 공모금액은 전년(4조5426억원) 대비 333.9% 폭등한 19조708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IPO를 시행한 기업은 전년(70개)보다 27.1% 증가한 89개로 나타났고, 그중 코스피시장에서는 14개가 IPO를 진행해 전년(5개) 대비 180% 늘어났다.
이와 같은 IPO시장 흥행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꾸준한 주가 상승과 크래프톤 등 대형 IPO의 등장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PO 시장 확대는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호실적에도 일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금융(IB) 규모는 231조5000억원 규모로, 지난 2016년(120조1000억원) 이후 약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의 증권사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대신증권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4.37%나 급등했다.
하지만 올해는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증시가 주춤하며 IPO 시장도 마찬가지로 줄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뒤를 이을 대형 IPO로 주목받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 이슈와 증시 불황 등의 이유로 IPO 일정을 연기했다.
또 교보생명은 최근 사측의 재무적투자자와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하며 향후 예정됐던 IPO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게다가 최근 IPO를 진행한 스톤브릿지벤처스와 브이씨, 나래나노텍, 인카금융서비스 등은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 흥행에 실패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 15~16일 이틀간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9000~1만500원)의 최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8000원으로 확정했고, 일반투자자 공모에서는 22.73대 1이라는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브이씨 46.41대 1 △나래나노텍 24.36대 1 △인카금융서비스 25대 1 등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이 유달리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웃돌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다만 일부 기업은 증시 불황보다 자체적인 이슈로 IPO를 연기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많은 국내 증권사들이 IB 시장 활로 개척 등을 천명하며 그동안 거래수수료 등 리테일에 의존하던 수익모델을 다변화할 기회를 모색했으나, 당분간은 환경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기조로 국제 증시가 위축되고 있어 당분간 IPO를 시도하는 기업의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IPO 시장이 성장하긴 했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은 여전히 리테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