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2.18 07:49 ㅣ 수정 : 2022.02.18 10:43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시중은행들이 정부 정책 금융 상품 ‘청년희망적금’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 상품 출시를 앞두고 연 9%대 고금리에 우대금리·경품까지 얹어주며 청년 고객 모시기에 앞다투는 모습이다.
청년희망적금 사업은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산 소진 시 종료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조기에 고객 확보를 위해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은 정부 청년특별대책의 일환으로 저축장려금 등을 더해 연 9%대 금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 가입일 기준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이 매월 50만원 한도에서 만기 2년 동안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연소득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직종·회사 규모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
은행 제공 금리가 연 5%라고 가정하고 매월 50만원씩 2년간 총 12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수신이자 62만5000원에 저축장려금 36만원을 얹어 총 1298만5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 구조가 연 9.3%의 금리를 주는 일반 적금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여전히 낮은 예·적금 흐름 속 연 9%대 적금 등장에 청년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열린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서비스는 5영업일 만에 50만건을 돌파했다.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청년들이 몰린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1개 은행 1개 계좌 개설이 원칙이다.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자 은행들의 고객 유치 경쟁도 불이 붙었다. 이른바 MZ(밀레니얼+Z) 세대를 대표하는 20·30 고객군이 대거 유입될 좋은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적금 상품인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대금리다. 첫 거래·자동이체·급여이체 등 각 은행들이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준다는 것이다.
국민·신한·농협은행은 기본 제공 금리 연 5%에 최대 1%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내걸었다. 또 기업은행은 최대 연 0.9%,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 최대 연 0.7%p씩 우대금리를 제시했다. 대구·부산·제주은행은 최대 연 0.5%p, 광주·전북 은행은 각 0.2%p다.
일부 은행은 경품 제공과 현금성 이벤트까지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중 추첨을 통해 스마트워치와 명품 카드지갑 등 50~100만원대 경품을 지급한다. 우리은행은 추첨을 통해 1등 5명에 50만원, 2등 10명에 5만원의 지원금을 계좌로 입금해 주고, 신한은행은 선착순 1만명에 커피 쿠폰을 준다.
청년희망적금에 참여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돕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은행에 고객은 큰 자산이기 때문에 급격한 이익 증대보다는 고객 유입 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건 긍정적이지만, 은행권의 고객 유치전이 다소 과열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사업 시작 전 일부 은행이 경품으로 고급 승용차를 내걸었다가 금융당국에 제동 걸린 사례도 있다.
여하튼,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돼야겠지만 당분간 은행권의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저축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예산(456억원)이 고갈되면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정해진 대상 중 선착순 사태까지 벌어질 경우 은행들의 고객 확보 움직임도 빨라질 거란 얘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은 가입 신청 순서에 따라 운영할 예정”이라며 “예산 규모 등을 고려해 가입 접수가 종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