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임금협상 결렬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노사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최고경영진에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참여한 공동교섭단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공동교섭단은 2021년 임금교섭과 관련해 사측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갈등이 촉발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노위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중노위는 지난 14일 쟁의조정을 중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쟁의권을 얻어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공동교섭단은 당장에 파업보다는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조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재작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에 노동 3권 보장을 약속했지만 임금교섭에서 진심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사측 교섭위원들 가운데 한 사람도 결정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15차례 진행된 임금교섭에서는 입장 차이만 확인됐다. 노조가 요구한 44개 조항 가운데 단 한 건도 수용되지 않은 채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또 “2021년도 임금협상 노조 요구안 핵심인 ‘투명하고 공정한 임금체제’와 ‘직원 휴식권 보장’을 위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과의 대화를 원한다”며 “최고경영진과 노조 대표자가 만나 결정하자”고 요구했다.
공동교섭단이 대화 상대로 요구하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내정) 사장과 더불어 삼성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까지 포함된다.
다만 이들은 사측이 대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모든 삼성 그룹사 노조가 연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사측과 노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