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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원달러 환율, 과거와 같은 폭등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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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2.17 00:30 ㅣ 수정 : 2022.02.17 00:30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함께 원달러 환율 1200원 선까지 상승
두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에 따라 환율 급등 우려감도 나타나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초 체력을 감안할 때 환율 급등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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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euters]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올해 들어 빨라진 연준의 긴축 움직임과 함께 증시가 출렁이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중반 90 수준에서 현재 96 내외로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97 이상으로 상승했던 시기보다는 안정되어 있지만,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된 후 2020년 중반부터의 달러화 강세 추세는 아직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 기간 중 원달러 환율도 올랐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잠시 1260원을 상회하고 이후 2020년 12월까지 1100원 밑으로 꾸준하게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년만에 10%에 가깝게 되오른 상태다.

 

달러화 강세에 비해 조금 더 빠른 속도였는데, 강달러 시기에 나타나는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약세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로 환율 급등 우려감도 커진 상황

 

이러다 보니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타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의존도가 높거나 달러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그렇지 않아도 오르고 있는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통화가치 절하 폭이 커질 것이라 예상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매도 압력도 커질 수 있다. 투자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두 달 동안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 역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특정한 국가의 달러대비 환율은 셀 수 없이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기축통화 이외의 통화 가치는 근본적으로 기축통화, 즉 달러화 공급의 안정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출증가율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빠른 수입증가율에 의한 것이고, 그 원인이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 기인한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 크게 만든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 달한다. 

 

만약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당장 문제가 발생하진 않겠지만, 기업들의 달러화 사정이 적어도 이전보다는 나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달러 조달을 위한 차입 비용이 오르고, 때로는 환전시장에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또한 환율 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은 쌓여 있는 외환보유고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원화 자산을 매도하게 된다. 당연히 금융기관의 달러화 자금 사정도 어려워진다.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모두 관찰된 현상이다. 

 


•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초 체력은 과거보다 강해져. 환율 급등 가능성은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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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년 변동계수=1년 표준편차/1년 평균. 환율은 월말자료 사용

[자료=한국은행, SK증권]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완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과 채산성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시간에 걸쳐 제품 가격에 전이되며 수출증가율을 더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 경쟁력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시기와 달리 대부분 주요 품목의 수출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우리나라 경제의 위상, 외환시장의 안정성과 유사시 체결될 수 있는 한미통화스와프 역시 환율 급등을 전망하지 않는 이유다.

 

과거 신흥국이었을 당시 우리 환율은 글로벌 경제, 금융시장 충격이 있을 때마다 큰 폭의 상승을 보여왔다. 우리 경제와 달러 확보 능력, 나아가 상환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한 단계 더 성장했고,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우리나라를 일본보다 더 높은 등급으로 평가 중이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이뤄졌던 한미통화스와프는 원화 보유의 부담을 줄이며 환율 안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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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SK증권]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악화와 과도한 경제정책은 물가 상승을 초래했고, 그 반작용인 긴축 발작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는 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달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환율 급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기업, 투자자 모두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비상 계획)의 구축은 당연하지만, 기본적인 정책, 경영, 투자 계획을 환율 급등에 맞출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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