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하락세, 소액투자자 이탈…‘불황’ ‘제도화’ 원화 거래 매력 떨어질 것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가상화폐 거래가가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소액 투자자들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가상화폐의 원화(KRW) 거래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코인 하나당 8270만원에 거래됐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자산매입 축소 조기 종료 예고로 하락세를 거듭했다.
급기야 지난달 4200만원까지 거래되다가 최근 4500만원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가상화폐의 가격 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맞춰 투자 자금 이탈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업비트(업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거래량이 1조원 규모 이상 빠져나간다면 위험한 수준이나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외에 가상자산 원화거래소도 최근 거래량이 30% 미만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도 증시처럼 신규 코인이 상장할 경우 거래량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상장하는 코인도 드물다보니 거래량도 줄고 가상자산 거래소 가입자도 20% 내외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도입초기부터 가상화폐를 다량으로 보유해 온 투자자들에 의해 시장이 움직여지는 현상이 심화됐다.
가상화폐 시세가 등락을 반복해도 이들이 자산을 처분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큰 변동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빗썸(국내 2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오랫동안 보유해온 투자자들은 하락세를 거듭해도 유지하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지난해까지 가상화폐가 최고가를 경신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게 투자자들의 대체적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노(NANO) 투자’ 개념이 도입돼 적은 금액도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소액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하면 시장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입자가 이탈하는 것은 이런 소액투자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상화폐의 하락과 횡보가 이어질 경우 원화 거래보다는 코인 간의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시세가 미국 증시와 연동되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에 반응했다. 또 최근 금리 인상 및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상황에 따라 가상화폐 시세가 움직였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고려대학교 정보대학원 특임 교수)는 “가상화폐 시세가 글로벌 경제 상황에 반응하기 시작했으며 금융당국의 간섭이 심해지자 투자자 이탈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원화 거래소보다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덜한 코인 거래소에 투자자들이 옮겨 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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