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배재훈號 올해 해운업계 전망에 '콧노래'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3년차로 접어들고 대다수 선사들이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 HMM은 올해에도 실적호조에 휘파람을 불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해운업계는 올해도 해운운임 상승과 물류 지체(컨테이너 하역 지체)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서부 항만의 물류 지체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HMM을 포함한 머스크(Maersk), MSC 등 글로벌 선사에게는 희소식이다. 해운 고(高)운임은 선사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 해운 운임 안정화 쉽게 오지 않아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컨테이너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물동량 850만TEU(1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대비 4.6% 증가한 889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동량 증가와 함께 운임상승도 이어진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을 대변하는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3769포인트에서 올해 5109 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해운 운임 안정화(가격 하락)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것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LB)항의 물류 지체 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CFI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 서부 항로 SCFI가 급등한 후 이 여파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즉 미 서부 항만의 물류 지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전세계 운임 안정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 항만 노조 ILWU, LA항과 LB항에서 근무하는 항만노동자, 터미널 운영업체, 하역업체 등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폭리를 취했다.
그러나 물류 지체 현상은 해결되지 않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항만에 2억3000만달러(약 2755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금액은 항만 자동화 설비, 항만 운용시간 연장 등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ILWU는 오는 7월 항만 자동화 설비 도입을 조건으로 경영진에 대규모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2004년처럼 노조와 경영진 임금 협상이 틀어지고 항만 폐쇄까지 이어지면 미 서부 항만의 정체 심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HMM, 고운임 지속에 따라 올해 역대급 실적 전망
현재로서는 미국 항만 상황이 수개월 내에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기관은 거의 없다.
지난 1월 6일 기준 LA항과 LB항 외항에는 컨테이너선 105척이 선석 배정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기 선박수 32척과 비교했하면 물류 지체로 대기 선박이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물류 지체가 계속될수록 선사 수익은 커지게 된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HMM은 올해 17조9617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매출 14조3306억원을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MM은 올해 운송할 계약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SCFI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매출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SCFI 고공행진에 따라 많은 화주들은 화물 선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거래 선사들과 장기운송계약을 체결 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HMM을 비롯한 대다수 선사들은 올해에도 실적호조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