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빌리티 전환을 주도(上)
전기차 업계 글로벌 1위인 테슬라가 2021년 최대 실적인 93만 대를 판 반면 2위인 폭스바겐은 4분의 1 수준인 22만 대 정도에 그쳤다. 폭스바겐 및 GM과 더불어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춘 현대/기아차는 14만 대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부품 수도 훨씬 적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지만 테슬라조차 사업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지금 100만 대급 생산에 이르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 그런데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총아로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전략을 살펴보고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국내 전기차 전략을 생각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전동 킥보드가 젊은이들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자 새삼 다시 소환된 100년 전 장면이 있다. 긴 롱스커트를 착용한 백인 여성이 전동 킥보드와 유사한 운송수단을 타고 있는 모습이다.
• 테슬라, 100년 전 운송수단 혁명을 재소환
Autoped로 불리었던 이 운송수단은 처음에는 내연기관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나중에는 모터와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도 출시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테슬라가 전기자동차를 생산한 첫 기업은 아니다. 오히려 100년 전 마차를 대신할 운송수단으로 등장했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경쟁상대였다.
그러나 석탄에 이은 석유가 중심 에너지원으로 위상을 굳힘에 따라 전기차는 등장하자마자 사라지고 이후 현재 약 15억 대에 달하는 전세계 자동차는 최근 전기차의 재부상 이전까지 전부 내연기관차가 차지하게 되었다.
• 아직은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
내연기관차는 3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특히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인 파워트레인 기술은 후발 기업이 극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기술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고 글로벌 메이저에 오른 유일한 사례인데 중국은 유선통신을 건너뛰고 무선통신 강국이 되었듯이 내연기관차의 장벽을 전기차로 극복하는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전기차라 할지라도 대량생산에 따른 부품의 조달과 품질 및 공정관리는 특히 처음 진입하는 기업으로서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테슬라는 2003년 설립한 이래 2012년에 약 2700대를 판매하기 시작하여 2015년 누적 판매량 10만 대에 도달하기까지 12년이나 걸렸고 2021년에야 약 93만 대를 생산, 판매하였다.
창립한 지 거의 20년이나 걸려 1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 모든 부품과 시스템을 내재화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022년 1월 기준으로 약 1273조 원으로 2위인 토요타의 396조 원의 세 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지난해 93만대를 팔았지만 토요타는 약 10배인 920만 대를 판매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의 차이는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다.
테슬라에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서는 전략이 있다. 우선 모든 부품과 시스템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모델의 소재 및 부품을 Tier1~3로 분류되는 자기만의 공급체계를 활용하여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단순히 모터와 배터리로 이루어지는 기계적 구동 구조의 내재화를 넘어서 이를 최적화하는 S/W 및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 및 제작하고 있다.
• 전기차를 넘어서 플랫폼으로
더욱이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 관련 H/W와 S/W를 내재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즉 이미 테슬라 창업주가 2002년 수립한 민간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스페이스X를 통해 2020년대 말까지 지구 위에 약 4만 2천 개 이상의 위성을 올려놓고 전세계 어디서나 최대 1Gbps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로 테슬라의 전기차는 실시간 S/W 업데이트(Firmware Over the Air: FOTA 또는 OTA)를 제공받게 된다.
현재에도 테슬라는 자사 모델을 운행하는 소비자의 실시간 운행정보를 수집하여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기초 빅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장차 자사 전기차 소유자는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동안 자율주행 서비스를 통해 택시로 운영하게 하여 소유자에게 수입을 보장하게 함으로써 프로슈머로서 공유경제에도 기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테슬라의 전략을 2019년 자율주행 데이, 2020년 배터리 데이 및 2021년 AI 데이를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