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發 ‘100조’ 머니무브…전문가 “종착지 주식시장일 가능성 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이 종료되면서 개인들에게 환급된 ‘100조원’ 규모 증거금의 행방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24일 증거금의 최종 목적지가 주식 시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공모에 몰린 증거금 114조1066억원 중, 개인투자자 몫으로 배당된 주식 3조2911억원어치(1097만482주)를 제외한 110조8155억원의 환불이 완료됐다.
최근 세계적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 기조에 코스피를 비롯한 국제증시가 약세를 보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IPO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는 등 개인들은 아직 수익이 기대되는 곳에 투자하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개인의 투자심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110조원 규모 환급금의 주요 종착지도 주식 투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아직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죽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환급된 자금은 주식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시장 이외의 투자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자금이 증권사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도 냉각기인 점 등 증시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투자) 대안처가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며 “환급금이 모두 매수로 진입하지는 않겠지만, 지난해 (카카오뱅크 등의) IPO 이후 매수세가 발생한 바는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향과 몇 주간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맞물려 저가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지수가 내리면 매수하는 양상을 띠는데, 최근 코스피의 약세는 매수세를 부추길 수도 있는 요인”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종목을 판매한 경우도 있고, 자금이 있으면 다른 종목을 사고 싶은 심리도 생겨서 아마 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연구원도 “개인들은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고수익을 바라보기 때문에 최근 하락한 게임이나 미디어 등 성장주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며 “게다가 곧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IPO도 있어 이에 활용될 것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과도한 투자심리가 비합리적인 결정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리 인상 등의 위험성이 팽배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자칫 손실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곽준희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개인들이 이익을 내고자 하는 심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곽 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비교적 안전한 선택은 현금 축적이나 달러 등 주식 대비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은행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기간에 마이너스 통장이 7조원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를 위한 대출은 단기적이었기 때문에 건별 대출보다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빌린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채워놔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배정된 주식 수도 많지 않아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공모한 사람들은 곧 이를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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