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물류의 변화: 물류와 IT의 결합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2000년대 들어서서 물류는 IT와 결합하게 된다. 당시는 제조 중심의 글로벌화 트렌드에 따라 IT융합물류가 발전하게 되었지만, 현재 물류는 라스트마일(Last Mile) 이커머스 전쟁이 단연 화두이다.
‘개인화’로 대변되는 ‘나노사회’ 트렌드에 따라 이커머스 물류는 지난 기간의 태동기 이후 현재의 ‘합종연횡’ 성장기를 겪고 있으며, 향후 상당 기간의 성숙기를 가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번 편에서는 물류와 IT가 결합하기 시작했던 2000년 이후의 물류 변화를 간략히 정리해 본다.
• 글로벌 물류에서 이커머스 전쟁으로
2000년대 초기는 인터넷 ‘초연결시대’의 진입과 함께 당시 제조업 중심의 오프쇼어 전략에 따른 글로벌 물류가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당시 자주 등장한 용어 몇가지를 살펴본다.
3PL(3rd Party Logistics: 3자물류)은 기업이 자신의 창고운영 및 트럭운송을 제3자인 전문물류업체에 외주위탁(outsourcing)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전문물류업체를 3PL이라 일컫는다.
포워더(forwarder: 운송주선업자)는 국제운송 주선업체를 일컫는데, 마치 여행객이 여행사를 통해서 인천에서 뉴욕까지 가는 최적 항공사를 추천받고 예약하는 것과 같이 화물(freight)을 대상으로 부산항에서 LA항구로 화물운반을 원하는 화물주인에게 최적의 화물선사를 찾아서 주선해주고, 수출입통관 업무까지 대행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2010년대에 와서 이커머스가 등장하기 시작하였지만, 2015년을 전후로 이커머스 성장에 따라 관련 물류서비스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전 제조업 중심의 글로벌 물류에 대한 관심은 유통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물류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 ‘온라이프’ 시대의 물류 신조어들
급격한 이커머스 성장은 온·오프라인 유통경계가 사라진 ‘온라이프’ 리테일 시대를 열었고, 관련된 몇가지 신조어들을 소개한다.
온디맨드, 라스트마일(고객접점배송), 미들마일(Middle Mile) 같은 용어는 이미 익숙해진 이커머스 물류 신조어들이며, 라스트마일 전쟁의 자동화 블럭이라 할 수 있는 MFC(Micro Fulfillment Center)는 자동화 설비가 장착된 소규모 도심형 물류창고를 의미한다.
‘다크스토어(Dark Store)’라는 용어도 사용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기존 매장 면적을 줄여서 그 공간에 고객이 배송을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Pick) 포장(Pack)만 하는 PP센터를 운영한다.
이런 PP센터를 고객이 볼 수 없는 공간이란 의미로 ‘다크스토어’라고 하는데, 이는 해당 지역 내 빠른 배송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의미한다.
D2C(Direct to Customer, 제조사 고객직송), C2C(일반소비자 간 배송, 예로 당근마켓, 번개장터), 로컬커머스(예로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당근마켓 비즈프로필, 인스타그램 DM) 같은 용어는 최근 규모를 갖추고 있는 신종 온라인 유통·물류 형태를 일컫는 용어들이다.
• 영역파괴, 무한경쟁, 물류 다크호스들의 등장
최근 1~2년간의 이커머스 물류 기업 간 합종연횡은 어지러울 정도이다(네이버와 CJ 6천억 주식스왑, 네이버와 이마트의 2,500억 주식스왑, 아마존의 SK 투자, GS홈쇼핑의 메쉬코리아 투자 등등).
M&A, J/V(합작투자), 전략적제휴 라는 형태로 온·오프라인 유통·물류 공룡과 플랫폼 물류스타트업의 합종연횡은 일상화가 되어버렸다. 결국 이들 연합군의 ‘배송’ 차별화 전쟁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도 미래의 관전 포인트이다.
네이버는 검색포털에서 시작, 네이버쇼핑, 네이버페이로 발전 중이고, 최근에는 온라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을 위한 물류경쟁력 지원을 명목으로 관련 물류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내재화를 근간으로 하는 쿠팡과는 다른 방식이다(다음 연재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카카오모빌리티, T맵모빌리티 등의 물류시장 진입도 메가톤급 시장변화의 요인이다. 과거 대리/택시/주차 등 ‘여객’ 이동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서 ‘화물’ 이동 영역으로의 확장을 준비 중이며, 퀵 시장 진출을 필두로 라스트마일, 그리고 B2B 물류시장 영역인 미들마일 분야까지 진출을 준비 중에 있어 떠오르는 다크호스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