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IPO 대박 거둘수 밖에 없는 이유 있었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코스피 개장 이래 전무후무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신규상장(IPO) 인기에 배터리 업계와 증권 업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전문업체 LG엔솔의 IPO 일반 공모주 청약에 114조원이 넘는 돈이 몰린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관심이 과열됐다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를 확보하려는 LG엔솔의 야심찬 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청약 열기는 당연한 셈이다.
LG엔솔은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한국,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유럽, 중국 등 국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과 신규 사업 추진, 품질·안정성 강화와 차별화된 수익성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총 공모 주식수로는 LG엔솔 신주 3400만 주, LG화학 구주 850만 주가 포함되며 공모 규모는 각각 10조2000억원, 2조5500억원에 이른다.
■ 생산설비 최대한 늘려 中 CATL과 정면승부
배터리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 공급 과잉인 중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부터 배터리 부족 현상을 겪은 유럽과 북미는 배터리 공급 차질 현상이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고 이 지역 전기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하면 LG엔솔 실적은 한동안 승승장구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사용된 배터리 규모는 231.2기가와트시(GWh)다. 이 가운데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67.1GWh, LG엔솔이 51.3GWh를 공급해 시장점유율 29%, 22%로 각각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글로벌 1위 기업 CATL의 신경을 곤두세울 수 있는 기업은 오직 LG엔솔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LG엔솔은 CATL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 공모 자금을 국내 오창 공장을 비롯해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 산재하는 주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고 현지 대량생산을 위한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을 갖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효율적 경쟁을 펼치기 위한 원가경쟁력과 고객 대응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침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오창에는 6450억 원을 투자해 2025년 총 22기가와트시(GWh) 생산설비를 확보할 것"이라며 "북미 홀랜드 공장과 미국 완성차업체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에 5조6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160GWh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LG엔솔은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100GWh 설비를 구축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한다. 중국은 남경(난징) 등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110GWh 생산설비를 갖춰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방침이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G엔솔의 2025년 총 배터리 생산설비 규모는 430GWh로 1위 CATL(438GWh)을 추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배터리업체 SK이노베이션도 광폭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나 후발주자인 점을 감안할 때 LG엔솔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또다른 배터리업체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의 투자전략, 전고체 배터리를 대비한 과도한 설비확대 자제 등으로 LG엔솔처럼 덩치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LG엔솔,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신규사업으로 경쟁력 강화
급속한 규모 확대 외에 LG엔솔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수록 성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어 전기차 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LG엔솔은 배터리 틈새시장(항공모빌리티(UAM)용 등)까지 공략하는 전략을 펼쳐 진정한 '글로벌 종합 배터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엔솔은 신규사업으로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과 수명 예측,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통합 솔루션 사업 등을 추진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이달 18~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IPO에는 청약 증거금 114조원이 몰려 초대형 IPO 열기를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