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大격변 속 HMM의 글로벌 초격차 전략은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1.18 17:19 ㅣ 수정 : 2022.01.18 18:07

머스크의 핵심역량 소홀에 세계 1위 자리 MSC에 빼앗겨... HMM, 글로벌 1·2위 전략 모두 갖추는 경영전략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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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해운업계 선복량 1위를 고수해왔던 머스크(Maersk) 선사가 2위로 밀려났다. [사진=알파라이너]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의 지각 변동이 심상치 않다. 세계 업계 1, 2위가 자리를 바꾸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해운시장이 대격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급변 상황에 국내 해운업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한국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해운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글로벌 해운업계 1위 '머스크' 울고 2위 MSC 정상에 등극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해운업체 MSC가 덴마크 업체 머스크(Maersk)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는 세계 해운업 최강자가 50년만에 바뀌는 대사건이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날 기준 MSC의 선복량은 428만7933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다. 선복량은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양이다.  즉 선박내 화물 적재공간인 셈이다.

 

이에 비해 머스크 선복량은 427만5542TEU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선복량 점유율은 MSC가 17%로 머스크(16.9%)를 소폭 앞섰다.

 

MSC는 그동안 머스크에 이은 '만년 2위' 해운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선박 주문에 적극 나서면서 50년 만에 머스크를 꺾고 세계 정상에 오른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선복량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였다.  그러나 머스크의 선복량 위주 경영 정책이 2016년 쇠렌 스코우(Soren Skou)가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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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다양한 기업을 인수해 해운업과 더불어 물류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HMM 사보]

 

스코우 CEO는 해운업과 물류업 역량을 모두 육성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2019년부터 다양한 물류 관련 기업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2019년 2월 미국 세관통관 기업 밴디그리프트(Vandegrift)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인도 정보통신(IT) 솔루션 기업 블랙 벅(Black Buck)에 투자했다. 또한 그해 11월 영국 반품물류 기업 지그재그(ZigZag)에 투자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사업 다각화는 2020년에도 이어져 미국 풀필먼트(주문접수, 배송 일괄처리 업무) 기업 퍼포먼스 팀(Performance Team)을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풀필먼트 기업 비지블(Visibel) 공급망관리(SCM) 사업부문도 사들였다.

 

머스크가 이처럼 물류사업에 눈을 돌리는 동안 MSC는 선복량 확보에 주력했다. 

 

즉 머스크는 해운업계의 '치열한 덩치 키우기' 전략에서 한 발 물러나 물류 사업 등 사업다각화에 주력했지만 MSC는 여전히 선복량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회사 경쟁력에 타격을 준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MSC가 자사의 핵심 경쟁력을 극대화해 세계 해운업 지평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HMM, '머스크+MSC 최고 경쟁력' 모두 확보에 주력 

 

HMM은 글로벌 1, 2위 선사의 최고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HMM은 82만1552TEU 규모의 선단을 확보하고 있다. 선복량 기준으로 세계 해운업계 8위다. 그러나 이는 MSC에 비비교해 19%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HMM은 덩치를 키워야 해운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1만3000TEU 규모 컨테이너선 각각 6척, 총 12척을 발주했다. 컨테이너선 인도는 2024년 상반기까지 모두 끝날 예정이며 이때가 되면 HMM은 100만TEU 규모의 선단을 갖출 전망이다.

 

HMM은 선복량 확대 외에 서비스 차별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HMM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사물인터넷(IoT) 등을 적극 수용해 해운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는 머스크 선사의 물류 역량 강화와 비슷하다. 머스크 선사는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 38만 대에 IoT 장비를 장착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IT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HMM은 MS와의 협력을 통해 실시간 위치, 온도, 습도, 충격 등 다양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화주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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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1만6000TEU 급 컨테이너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HMM]

 

HMM의 사업다각화는 경영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HMM 실적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조3482억원, 영업이익 2조57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해 3분기 매출액 4조1640억원, 영업이익 2조2708억원과 비교해 각각 4.4%, 13.2% 증가한 성적표다.

 

업계 관계자는 "HMM은 핵심 사업역량인 선복량 확대 못지 않게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해운업에 접목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를 통해 HMM은 '스마트 해운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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