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이 완료되면서 또 다른 2차전지 기업인 SK온의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1~12일 이틀간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된 한 주 당 공모가는 최고금액인 범위 내 최고액인 30만원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500대 1을 넘었고, 주문액은 무려 1경원 이상의 규모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직후 코스피 내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의 ‘대박’을 터뜨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투자자를 모집한 SK온의 행보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3일 글로벌 투자자에게 투자 설명서를 발송했다. 당시 SK온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대형 국부펀드를 합쳐 6곳으로 제한해 초대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IPO를 통해 긍적적인 가치 평가를 받은 상황”이라며 “SK온도 높은 가치 평가를 받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내부 배터리 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SK온 IPO 가능성을 키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SK이노베이션의 2021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사내 배터리 분야의 매출액은 1조9733억원다.

SK이노베이션 매출 전체의 약 6%를 차지하며, 향후 2025년까지 연간 200GWh(약 26조원 규모)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외형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95억원과 727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예상 출하량 41GWh를 달성한다면, 시장점유율은 7.6%까지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SK온 측 관계자는 IPO에 대해 “차분하게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는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로 LG화학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SK온이 IPO에 신중을 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향후 정책적으로 물적분할 방식을 이용한 신규 사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은 SK온의 상장이 여의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주자들이 소액주주 보호를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IPO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혁진 연구원은 “결국 SK이노베이션의 주주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 공모권을 지급하는 등의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아직 시간도 있고 여러 가지 방안도 있어서, 무조건 안 된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