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세계적인 전략가’ 수완 '눈길'
2022년 임인년(壬寅年) ‘흑호(黑虎,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만인을 통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한 동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 빗댄다면 기업인으로는 타고난 최적의 지도자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경영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인 가운데 유난히 범띠가 두드러진다. 뉴스투데이는 각 기업 미래를 짊어진 범띠 경영인 5명을 집중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註)>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재계에도 범띠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올해 LG전자 정기 인사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조주완 사장은 1962년생으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 회장과 함께 주목받는 범띠 재계인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학사), 연세대학교 경영학(석사)을 마친 조 사장은 1987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업무부에 입사했다.
올해로 LG전자에 몸담은 지 36년을 맞는 조 사장은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미국·독일·호주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보냈다.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로 발령돼 해외 사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그는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그룹장(부장) △LG전자 북미그룹장 △LG전자 캐나다법인장(상무) △LG전자 호주법인장 △LG전자 에어컨디셔닝&에너지(AE)사업본부 가정용 에어컨(RAC)사업부장 △LG전자 미국법인장(전무)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 △LG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등을 역임하는 등 LG전자 해외사업 요직을 두루 거쳐 ‘세계적인 전략가’로 거듭났다.
해외시장에 조예가 깊은 조 사장은 경험이 다양하고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넓다. 그는 특히 사업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메가트렌드’(Megatrends)를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그는 중대 시점에 과감하고 신속한 결단을 내려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조 사장이 한때 한국 산업 생태계 대명사로 알려진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갖춘 경영가라고 높이 평가한다. 거시경제학의 아버지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그의 저서 '고용, 이자, 화폐 일반이론'에서 소개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은 한국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이끄는 자양분이다.
대표적인 예는 그가 가정용 에어컨(RAC) 사업부장을 지낼 때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인버터(Inverter) 기술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2013년에만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 점이다.
그의 능력은 2014년 미국법인장을 맡게 되면서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고 거래처를 확대하며 미국시장 매출 증대에 힘쓴 조 사장은 미국법인장을 맡은 3년간 매출을 12% 이상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조 사장은 그 공을 인정받아 2017년부터는 미국과 함께 캐나다를 관할하는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했다.
그는 북미지역대표로 세계 최대 가전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기 위해 현지생산체제 구축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국 테네시주(州) 클락스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 설립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LG전자 테네시 세탁기공장은 2017년 테네시주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19년 5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 사장은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북미 가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평가했다.
그는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미래가 밝지 않은 기존 사업을 폐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대체하는 혁신 카드를 내밀었다"며 "이에 따라 2019년 이러한 역할을 맡을 CSO라는 조직이 새롭게 등장했고 그 선봉에 조 사장이 섰다"고 덧붙였다.
‘이기는 성장, 성공하는 변화’를 철학으로 삼은 조 사장은 다년간에 걸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경쟁력이 미래사업에 달렸다고 판단해 디지털전환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을 확장을 하기 위해 사내벤처, 사내회사(CIC), 사내 크라우드 소싱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그의 ‘메가트렌드 조기 파악과 발 빠른 대응’ 경영방식이 다시 빛을 내는 대목이다.
조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전하는 첫 신년사에서 '앞선(First)', '독특한(Unique)',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New)'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뜻하는 ‘F·U·N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모든 영역에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고객경험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누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은 그의 막강한 경영능력이 LG전자의 ‘이기는 성장, 성공하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