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의무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에 적지문제가 노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행 초기인 만큼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서둘러 수습하는 양상이나 개인 정보 유출 등 심각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보고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데이터 본격화에 앞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과도한 우려와 지적보다는 지켜보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각 사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이용객에게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보이고 있거나, 본격적인 기능 업데이트 전에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5일부터 증권사를 비롯한 전 금융서비스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면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가 시장에 먼저 자리 잡기 위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이에 대비해 금융위 주재로 은행·금융투자·카드사 등 국내 34개 금융업체가 IT리스크에 대응하는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이렇게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형성될 ‘미래 금융 생태계’의 이점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아직 불안정한 모습을 겪고 있다. 마이데이터 적용 방식 논란이나 타사 정보 오류, 심지어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까지 발생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서비스 플랫폼 토스는 마이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이 논란이 됐다.
토스는 타사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때, 각 사의 API를 거치지 않고 고객 아이디로 직접 로그인해 정보를 긁어오는 ‘스크레이핑’ 방식을 이용했다.
일각에서 이 방식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규정을 위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토스 측은 지난해 12월 31일 업데이트를 통해 규정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으도록 변경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API 접근에도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일부 금융서비스 이용객들이 농협은행에 정보를 요청할 때, 제대로 시행이 안 됐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당시 농협은행 측은 정보 요청이 한순간 몰려서 응답 지연이 발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30일에는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네이버페이의 ‘내자산’ 서비스가 마이데이터 형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 약 100명의 자산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금융계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이미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NHN페이코·뱅크샐러드 등의 기업에서 수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었다.
이번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데에는 새로운 기준의 적용과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진입 과정에서 약간의 차질을 빚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진욱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과장은 “지금은 시행 초기라 실질적인 서비스보다 자사 시스템에 마이데이터를 연동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상황”이라며 “사실 그동안 이런 시스템을 개발해보지 않았을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분명 노력하고 있지만, 조금은 벅차 보이면서 약간의 삐걱거림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업계에 제대로 정착한다면 이를 통해 이뤄질 금융계의 변화는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이라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지적하는 것이 맞지만, 시행 초기기도 하고 아직 전면시행도 되지 않은 만큼 조금은 지켜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