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희중] ‘수주 랠리’를 벌이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정규직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불황기에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했던 만큼 앞으로 ‘인력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이 내년에 빅3를 포함한 조선사 취업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 기업의 저가수주에 밀려 한동안 고전해왔던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 연말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주를 싹쓸이함으로써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의 경우 고부가가치 선박인 LGN 운반선 수주행진을 벌였다.
영국의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동안 전세계 선박 수주량 경쟁에서 중국이 48.7%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컨테이너선 수주를 싹쓸이한 결과이다. 한국은 37.7% 점유율로 2위에 그쳤지만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LNG 수주 누계 실적은 64척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LNG 발주 중 91%에 해당된다. 클락슨 신조선가도 지난 해 11월 이후 올 11월 말까지 12개월 연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이 다시 재도약기에 접어듦에 따라 인력부족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 조선인력은 80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업계 인력은 2014년 20만명에서 2020년 기준 10만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일감이 늘어나면서 내년에 조선업계 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27일 “조선업 업황 개선에 따라 채용 규모를 확대해 올해 전체 인원의 4.2% 수준인 149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55명에 비해 3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2016년 이해 5년만에 최대 규모이다.
구체적 채용 내역은 대졸 신입사원 62명과 경력사원 76명, 생산기술직 11명 등이다. 대졸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것은 전반적인 호황에 대비하는 채용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산기술직 신입사원은 5년만에 채용을 재개했다.
지난 23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제89기 기술연수생’도 모집한다. 선박용접과 전기 분야를 모집하며, 교육 기간은 2022년 1월 24일부터 3월 30일까지 2개월간이다. 교육비는 무료에 훈련수당 매월 100만원, 사내협력사 취업 시 지원금 연간 300만원, 다른 지역 거주자의 경우 정착지원금 추가 지원 등의 조건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의 수요 증가로 조선업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우수 인재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정규직 채용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이후 7년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울산시,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연합회 등과 함께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K-조선 재도약, 일자리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정규직 채용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신규채용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울산시가 내일채움공제 지원을 한다. 근로자가 일정 금액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매칭 금액을 적립해줘서 3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목돈 마련을 도와주는 제도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지난 19일까지 ‘제 2기 기술연수생’을 모집했다. 선체 조립, 선박 배관, 선박 도장, 기계 설치, 전기 설치 등 5개 직종에 걸쳐 총 200여명의 연수생을 선발했다. 수료생은 본사 생산기술직 지원 시 우대된다. 우수 협력사 취업 알선도 이루어진다.
나아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다른 주요 조선사 등으로 채용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거제대학교와의 산학협력 일환으로 내년 2월 졸업예정자 10명을 신입사원으로 특별채용했다. 기계공학과 4명, 조선해양공학과 4명, 전기공학과 2명 등이다. 이들은 내년 1월 1일자로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