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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메기효과, '중고차 매매업'이 소비자 신뢰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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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원 기자
입력 : 2021.12.29 07:01 ㅣ 수정 : 2021.12.29 07:01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입하면, '소비자 불신' 해소돼 / 기존 중고차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우량 업체' 중심으로 재편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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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 완성차기업인 현대기아차가 내년 1월부터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할 경우 소비자들이 제기해온 '시장 신뢰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국내 중고차 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년 1월부터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할 경우 고질적인 '중고차 시장 불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소속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정만기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완성차업계는 내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김용진 서강대 교수, "완성차 업체 진출하면 사기거래 이슈 등 해소될 것" / 중고차 매매업의 직업적 신뢰 제고 효과도 기대돼

 

기존 중고차업체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그간 중고차 거래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이슈는 사기거래였다”며 “국내 완성차업체의 진출은 그런 무질서를 정리한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차 매매업을 둘러싼 사건·사고 이슈는 업계에서 파다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허위 미끼·매물 등 소비자들의 피해 소호가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4월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자 2209명 중 688명(31%)이 중고차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충북에서는 한 피해자가 중고차 허위 매물에 속아 차량 딜러에게 중고차를 강매 당한 사건도 벌어졌다. 해당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간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됨으로써 기득권을 누려왔다. 이로 인해 중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판매자의 부정확한 정보와 허위매물 등 불공정 거래로 인해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었다. 공신력이 높은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매매업에 뛰어들면 기존의 시장 구조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완성차업체가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하면 기존의 중고차 판매처는 입지가 약해지고 자연스레 경쟁력을 갖추고 역량있는 업체들이 살아남게 된다”며 “또 지금과 같이 여러 업체에서 중구난방식으로 판매하지 않고 대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차, 기아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서 '메기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의 출현으로 기존 중고차 업체 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결과 '양화(우량업체)'가 '악화(불량업체)'를 구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고차 매매업이라는 직업의 사회적 신뢰도가 제고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기존 업체 딜러들도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 '현대차 인증 중고차' 나오면 시장질서 정립돼

 

관련업계에서도 '중고차 인증제’를 통해 중고차 시장의 질서가 잡힐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중고차 인증제란 두 단계를 거친다. 첫째, 소비자가 구매한 신차 중 일정 기한이나 일정 주행거리 내로 운행한 차량을 완성차업체가 다시 사준다. 

 

둘째, 그 차량 상태를 정밀 점검, 검사한 후 필요시 수리를 거쳐 새로운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일정 기간 동안 회사 차원에서 차량의 안전성은 물론 A/S, 무상수리, 품질 보증 등을 제공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인증 중고차를 시행하면 자사 브랜드 중고차를 성능 테스트와 수리 과정 등을 거쳐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하면 중고차에 대한 성능, 가치 평가가 표준화돼 사장 자체가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간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들이 사기당하고 피해받던 부분들이 큰 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 '기아차 인증 중고차' 등이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해석이다. 예컨대 지난 2015년 렉서스코리아가 인증 중고차 브랜드 ‘렉서스 서티파이드(LEXUS CERTIFIED)는 런칭해 중고차의 상태와 연식, 옵션 등 중고차 가격 평가를 정량화한 바 있다.

 

■ 중고차 매매업 혁신 위해 정부의 신속한 조치 필요해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은 아직까지 확정된게 아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사실상 대기업의 진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9년 2월 지정기한이 만료된 이후 기존 중고차업체들은 또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재지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의하면 완성차 업체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업체 등록만 하면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기부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하면 완성차 업체는 오도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김용진 교수는 “자동차 시장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기존의 중고차 매매업 문제를 어떻게 바꿔나갈 지 고민하고 빠르게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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