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대 금융권 뉴스] 팬데믹 파고 속 기준금리 인상·코스피 3,000 시대 개막·대출 대란으로 압축
[뉴스투데이=경제부] 올해 금융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코스피지수는 급락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고,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출 대란으로 일컫는 금융당국의 규제까지 겹치며 부동산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경기 침체기가 지속되다 보니 사고 또는 병환을 입은 사람들이 보험 수급을 늘리려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보험 지급률이 덩달아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면 또는 방문 방식의 보험 영업에 제약되면서 보험 업계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 된 한해였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늘 있는 상황에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면서 “역설적이지만 여러 지표를 통해 경제는 더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혹은 20년 전 가구당 소득 수준을 지금과 비교해보면 경제가 성장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뉴스투데이가 선정한 2021년 올해의 10대 금융권 뉴스들이다.
1. ▶ 제로금리 시대 막 내려, 한은 올해만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다가 물가상승을 고려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 인상했다. 이에 따른 금융권의 변화는 적었지만, 지난 11월 기준금리가 또 다시 0.25% 인상되자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금리 1%의 위력을 달랐다. 은행권은 대출대란으로 가산금리가 높다는 비난을 받자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렸다. ESG 경영 열풍으로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이 증대되자 은행권 내에는 최대 3.0%대 수신금리를 제공하는 소상공인 맞춤형 상품까지 등장했다.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아 채권형펀드 판매가 바닥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7000명을 육박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기준금리의 향방이 불투명해지자 주식 시장은 불완전세를 보였다.
금통위가 인플레이션 현상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여신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업 대출금리 상승으로 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어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2. ▶ 가계부채 잡겠다, 총량규제 ‘대출대란’ 주담대 금리도 6%까지 올라
대출대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농협은행이 지난 9월에 3달 간 부동산 관련(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대출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당시 농협은행은 집단대출(아파트 중도금대출)이 일시에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총량 상한선을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여파로 풍선효과가 발생해 타 시중은행으로 대출이 몰리기 시작했다. 집값 및 전월세 상승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도 증가했고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로 신용대출까지 증가하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상한선도 한계에 다다랐다. 시중은행들은 자구책을 마련해 대응했지만 금융소비자의 대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풍선효과가 제2금융권으로 이어졌다.
대출 공급 부족으로 여신금리가 상승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11월 1.00%까지 올렸다. 내년에 최소 두 번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여신이자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여론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3. ▶ 인터넷 전문 은행 3사 체제 개편…혁신금융 미지수
종합 금융 플랫폼 기업 ‘토스’가 지난 10월 인터넷 전문 은행(이하 인뱅)을 출범시키면서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사 체제로 개편됐다. 금융권 안팎으로는 인뱅 3사가 가져다주는 선의경쟁 효과로 금융소비자들에게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혁신금융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인뱅은 금융당국이 여신 사업의 양극화 현상을 줄이고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저신용 자에게 중금리 대출시 채권 회수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뱅들은 고신용자 저금리대출 사업에 오히려 집중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중금리 대출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가계대출총량에 걸리면서 여신사업을 10일간 5000억원 밖에 취급하는데 그치며 대출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인뱅 설립 시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 ‘포용’이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지만 실현도 못해보고 사업 위기 기로에 서있다.
인뱅 3사가 혁신 금융으로의 변모를 보이기 위해서는 내년 금융당국이 어떤 규제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중금리대출 상한선을 어느 정도 요구할지와 토스뱅크에 대출총량을 어느 정도 풀어줄지가 관건인 셈이다.
4. ▶ 조용병·손태승 등 무죄 처분, 연임 구도 파란불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의 중징계에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 승소했다. 금감원이 항소의 입장을 밝혀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넘겼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를 이루어내면서 손태승 회장의 연임 구도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채용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에 조용병 회장은 항소했고 지난 11월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나 큰 문제가 없는 한 조용병 회장의 연임 체계는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해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3연임 이상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재판부가 손태승·조용병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입법 발의 명분을 잃은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두 회장의 무죄 판결로 연임 구도에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들 폐쇄성과 금융당국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5. ▶ 코스피 사상 첫 3,000선 돌파...13년 5개월여만
지난 1월 7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돌파하며 ‘삼천피 시대’ 막을 열었다. 지난 2007년 4월 9일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약 13년5개월여 만에 앞자리를 바꿨다. 또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은 것은 유가증권시장이 문을 연 지 65년 만에 처음이다.
3,000선 첫 돌파한 날에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4포인트(0.42%) 오른 2980.75에 출발해 개장 직후 3,000선을 첫 돌파 했으며 장중 3,055선까지 올랐다.
코스피 3,000시대를 연 주역으로는 단연 동학 개미다. 동학개미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 따른 급락 이후 증시 유입에 따라 일평균 거래 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10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인 1,45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코로나19 쇼크로 1년 만에 3,000선까지 오르며 새로운 시대를 연 셈이다.
지난 6월 25일에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넘어서며 ‘역대급’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3,000선과 3,100선, 3,200선을 차례로 돌파한 뒤의 기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2조240억원을 사들이며 올해 처음 2조원대 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59억원과 1조3742억원을 팔았다.
특히 올해 증시는 개장하자마자 개인투자자들은 대량 매수에 나섰다. 개장일 4일엔 1조원 이상을, 5일엔 7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6. ▶ IPO, 공모주 대어급 청약열풍…시총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주가가 급반등하고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역시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미래 성장 업종에 대한 공모주 청약 열풍 등에 따라 20개사가 코스피에 상장했다.
신규상장 기업은 △솔루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NH스팩19호 △SD바이오센서 △엠씨넥스 △카카오뱅크 △PI첨단소재 △크래프톤 △한컴라이프케어 △롯데렌탈 △아주스틸 △일진하이솔루스 △현대중공업 △케이카 △카카오페이 △디앤디리츠 △SK리츠 △NH리츠 등이다.
특히 올해 ‘IPO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은 31조원과 58조6000억원, 58조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IPO 공모금액은 SK IET(2조2000억원), 크래프톤(4조3000억원), 카카오뱅크(2조6000억원) 등 대형 우량기업의 공모가 이어지며 총 17조원을 기록했다.
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 중 5개사(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SK IET,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상장한 기업들이다.
7. ▶ 1년2개월만 공매도 제개…전면 재개 아닌 부분 재개
한국의 주식 시장에서 공매도가 다시 풀렸다. 지난해 3월16일부터 전면 금지된 이후 1년2개월여 만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14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대금 16조7357억원의 4.86%를 차지했다.
공매도 거래량은 1854만주로 전체 거래량 10억2377만주의 1.8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직전 외국인과 기관이 몰린 종목 위주로 재개 이후에도 거래가 집중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전면 재개가 아닌 부분적 재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재개되자마자 1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거래가 집중됐다.
재개 첫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은 814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는 7382억원 규모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대주제도를 통해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다.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 SK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KB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케이프증권 △BNK증권 △상상인증권 △한양증권 △부국증권 등이다.
8. ▶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 ‘신한라이프’ 출범
신한생명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인가받아 지난 7월 총자산 70조원 규모의 대형 생명보험사로 출범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양사의 합병 인가 신청을 승인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2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고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양사 주주총회 결의로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신한라이프 출범식’에서 “고객에게는 세상에 없던 가치를 제공하고, 직원에게는 자부심과 열린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한라이프는 출범 후 조정보험료 수입 기준 시장 점유율 8.3%, 업계 4위를 차지했다.
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월 신한라이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하면서 “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설계사 조직이 다각화되는 등 시장 지위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험률차익 확대 등 영향으로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RBC비율(지급여력 비율)이 상승하며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상향 이유를 밝혔다.
9. ▶ 보험업계 금리 인상 및 의료기관 의탁자 증가, RBC 비율 하락 전전긍긍
올해 증권업계는 3분기까지 7조6305억원의(지난해 동기 대비 373% 증가)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순항했지만,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통해 RBC 비율 회복 및 안정적 경영 환경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험사들의 RBC 비율 감소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보험금 수급을 늘리기 위해 장기간 의료기관에 의탁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교통사고로 경상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과잉진료나 상급병실 입원, 한방진료 등이 늘면서 보험료 지급이 늘었다.
또 지난 11월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해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경우 RBC비율을 더욱 하락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 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당국이 인하할 것을 권고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구책을 찾기 위해 보험사들은 RBC 비율을 조정하려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확충되는 자금은 4조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10. ▶ 카카오손보 본인가 신청…손보업계 디지털화 가속 경쟁
‘카카오페이’가 이달 초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카카오페이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 기반의 미니보험 등을 선보여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본인가 심사기간이 통상 최소 1개월여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손해보험은 새해 초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본인가를 획득하게 되면 국내 1호 빅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가 된다.
‘대형 신인’이라 불리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 소식에 이미 디지털손해보험 업계에 뛰어든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생명, 하나손해보험 등은 물론 기존 보험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기존 대형 손보사들은 온라인 플랫폼 리뉴얼과 상품개발, AI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소개 등 디지털 채널 활용과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과 라이나생명 역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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