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일 대규모 임원인사… 삼성은 3일 사장단 인사 유력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SK그룹의 대규모 임원인사가 2일 단행된다. 삼성은 3일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것이 유력시된다. 그럴 경우 후속 임원인사는 다음 주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올해는 각 계열사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해 사실상 인사를 하는 첫해이지만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은 유임이 유력시되는 등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일 “SK그룹은 2일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임원 승진 예상자에게는 수 일전에 이미 통보가 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 최재원 수석부회장 , 복귀시 수소 등 그린비즈니스 총괄할 듯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로는 3가지 정도가 꼽힌다. 첫째,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지난 11월 취업 제한에서 풀렸다.
형인 최태원 회장이 동생이 새로운 경영활동을 펴나갈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SK E&S의 미등기 임원만 맡고 있다. 수소와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 최 수석부회장은 SK E&S나 SK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경영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은 그룹에 있을 때도 배터리나 수소 등 소위 '그린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아서 초창기 사업 발굴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그런 방향으로 기여할 방법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둘째, 최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발탁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주목된다. 글로벌 경영의 원칙으로 윈윈(win-win)형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최 회장이 북미 등 해외사업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가를 발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SK E&S가 북미 사업 총괄 조직인 패스키를 만들어 유정준 SK E&S 부회장을 담당으로 겸임시킨 것과 유사한 제2의 혁신인사 가능성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북미 등 주력거점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및 성장산업을 강화하는 발탁인사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3년 임기인 SK 주요 계열사들의 CEO들은 대부분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팬데믹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높다.
장동현 SK㈜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020년,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019년에 취임했다. SK텔레콤]은 이미 이달 초 이사회를 통해 유영상 MNO 사업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셋째, 30∼40대 젊은 임원 파격 기용 가능성이 높다. SK그룹은 지난해 당시 46세였던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을 SK E&S 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또 2019년에는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선도적으로 실시했다.
■ 이재용 부회장, 연공서열 타파에 걸맞는 혁신적 임원인사 단행할 가능성 높아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당초 관행대로 12월 첫째 수요일인 1일 인사 발표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재판을 치르는 일정이 있어서 오는 3일쯤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임원인사는 사장단 인사 이틀 정도 후에 실시돼왔다.
이번 인사의 첫째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 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의 거취다.
세 명 모두 4년째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며,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재계에 따르면 이들 3명은 모두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역대급 매출을 거뒀고,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둘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도 이번에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현재까지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의 회장직은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공석인 상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현재 가석방 중이고, 취업제한 논란이 있어서 당분간은 부회장 자리에서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 사장단을 제외한 임원 인사에서는 젊은 인재의 파격적인 기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최근 연공서열을 과감히 타파하고, 나이와 무관한 인재 중용으로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인사제도 혁신안이 발표된 바 있다. 그에 걸맞게 사장단을 제외한 임원 인사에는 대규모의 세대교체를 이뤄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대 임원과 40대 CEO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