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제1금융권'에 맞수 두는 '제2금융권'의 진척상황은
KB손해보험과 교보생명 '본허가 획득'
[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최근 보험업권을 필두로 카드사 등 제2금융업권에서는 내년 1월에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이에 맞서 본허가와 예비허가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았다. 이는 교보생명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신한라이프가 이번 달에는 미래에셋생명이 예비허가를 받은 바 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런 정보를 자산관리나 신용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는 미국이나 영국 등 데이터 산업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로, 데이터 활용체계를 기관 중심에서 정보주체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통제·관리해 해당 정보들이 본인의 의사에 맞춰 활용될 수 있도록 개인의 정보 주권을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KB손해보험은 이번 본허가를 통해 새로운 보험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돼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상품은 타 금융상품 대비 복잡한 구조와 어려운 용어 등으로 인해 고객 스스로 적극적인 관리 또는 활용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KB손해보험은 이런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고객 눈높이에 맞는 △보험사 통합 보험금 청구 고도화 추진 △전 보험상품 통합 보장분석 등을 추진해 데이터 주권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마이데이터 시행 배경에 부합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험업계 최초로 본허가를 획득한 교보생명은 현재 보험업을 대표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교보생명이 '세상을 이롭게, 사람을 참되게'라는 목표 하에 고객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단순히 자산을 증식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개인이 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도적인 금융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융과 건강, 교육, (예술) 문화의 영역을 중심으로 교보생명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로 통합자산조회 및 관리와 금융 가계부, 부동산·자동차 시세 관리, 신용점수 관리 및 올리기 등을 제공하고, 생애기반의 건강관리 및 의료비 예측, 보장분석 등 보험 및 건강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금융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유익하고 다양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각 개인의 금융스타일에 적합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최적화해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와 함께 개인의 금융이해도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맞춤형 금융교육 특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도 쉽고 편리하게 금융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예비허가' 획득한 보험사의 행보 및 향후 계획
현재 예비허가를 획득한 보험사에는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이 있다. 메리츠화재는 예비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심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예비허가를 신청한 상태이고, 금융당국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건 없다"고 전했다.
지난 6월에 신한라이프는 예비허가를,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달에 획득한 바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가 본허가 획득을 위해선 인적·물적 시설 등이 구비된 상태에서 신청 및 심사를 해야 허가받을 수 있다"며 "현재는 인프라 구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야 본허가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조건이 있다"며 "예를 들면,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 등이 있는데 이런 부분도 준비를 해야한다. 이 부분들에 대한 준비가 완료돼야 심사에서 허가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최근 예비허가를 획득했고, 본허가 획득을 위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시스템 구축 작업이 끝난 후 내년 상반기에는 본허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가 보험업권에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금융권 전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개인정보를 활용해 은행의 예금 정보와 증권사의 투자 정보,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정보 등을 조합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된다면, 고객들 입장에선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한 금융회사만 이용해도 된다"며 "이 때문에, 전 금융사와 핀테크 회사들까지도 경쟁자가 된다. 범금융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상품 특성상 장기간의 특질을 가지기 때문에,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인 헬스케어 서비스와 보험회사가 갖는 강점인 은퇴 및 자산관리 등을 통해 보험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된 흐름이 금융업권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라며 "현재 마이데이터 관련 법규가 금융업권 내에만 허용돼 있는데, 병원 관련 법규 또는 의료 관련 법규에도 마이데이터가 허용이 된다면, 보험업계는 의료 쪽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밀접한 관계가 맺어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를 들면, 4대보험 관련 정보의 경우에는 소득수준 등을 비롯한 생활 패턴 등이 나타난다"며 "이런 부분들을 집중하게 되면, 보험사들 입장에선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 솔루션 정보가 제공이 되고, 보험사 외에도 은행이나 증권사 투자 상품까지 제안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입장에선 단순히 보험회사로서 찾는게 아니라 금융허브로서 찾는 유인 효과가 생긴다"며 "고객들에게 보험회사로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 이런 부분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것 같다. 사실, 빅테크나 핀테크 업체들이 고객들의 니즈에 빠르게 적응하고 충족하는데 반해 금융회사는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서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부분들을 인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KB국민카드,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과 업무협약 체결로 마이데이터 사업 강화 노력
카드업계 전역적으로도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타사와의 업무 협약(MOU)를 체결해 선제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과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제휴를 맺고 다음달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맵은 KB국민카드의 마이데이터 플랫폼인 '리브메이트' 애플리케이션에 맞춤형 보험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번 제휴로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디지털 상품 가입과 보험상담 등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에게 수준 높고 전문화된 자산 관리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개인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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