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1.11.17 09:27 ㅣ 수정 : 2021.11.17 09:38
3D업종 인식에 급여까지 적어 2040년이면 69만명 이상 부족 예상, 한국도 미리 대비해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나이가 들면 누구나가 필요로 하는 개호(介護)서비스와 관련하여 일본이 매우 다급해졌다.
3D업종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개호업계 종사자는 해마다 줄어드는데 반해 개호를 필요로 하는 고령층은 향후 20년간 꾸준히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인력수급이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올해 7월에 발표한 추계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고령자 수가 절정에 이르는 2040년에는 약 280만 명의 개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2019년 시점으로 관련 종사자는 211만 명인 것으로 나타나 추가로 인력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최대 69만 명 정도가 부족할 전망이다.
문제는 개호서비스에 대해 힘들고(きつい) 더럽고(汚い) 위험하다(危険)는 인식이 팽배하고 임금마저 타 업종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인력을 확보하기는커녕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임금과 관련된 불만이 많은 탓에 일본 정부는 개호보수(介護報酬)라는 공정가격 시스템을 만들어 급여상승을 도모했지만 업계 종사자들의 평균급여는 2019년 기준 28.8만 엔으로 산업 평균인 37.3만 엔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호인력에 대한 부족현상은 인구가 집중되는 대도시일수록 심각한데 일례로 도쿄노동국은 도쿄 시나가와구(品川区)와 미나토구(港区)에서 개호서비스 관련 유효구인배율이 48.01배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근로자 1명을 두고 개호회사 48곳이 채용경쟁을 벌인다는 의미다.
전국 평균 유효구인배율은 이보다 낮은 3.86배지만 이 역시 산업 평균인 1.01보다는 4배 가깝게 높아 작년에만 118곳의 개호회사들이 인력난과 경영난에 줄줄이 도산하며 과거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서비스의 직접적 수요자인 노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후생노동성의 고용동향조사에 의하면 개호와 간병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직장인이 2019년 한 해에만 10만 명을 넘어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깝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산업성은 이에 따른 일본 경제의 부가가치 손실이 연간 6500억 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인재유출이 계속되며 노동력부족 문제가 한층 심각해지는 탓에 경제성장이 더욱 정체될 것이라며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이렇다 할 타개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일본의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으로 바라만 볼 수는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증가속도는 연 4.2%로 일본(2.1%)보다 정확히 2배 빨랐고 이 속도대로라면 2045년에는 일본(36.8%)보다 많은 37%의 국민이 고령층에 속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심지어 현재 한국 고령층의 연금수령액은 일본(월 164만 4000원)의 절반수준인 월 82만 8000원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고령인구 문제가 일본보다 훨씬 심각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