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만에 영화 160편 처리… SK하이닉스, 현존 최고 사양 D램 'HBM3' 개발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SK하이닉스가 또 한번 일을 냈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D램(메모리 반도체의 한 종류)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 사양 D램인 'HBM(고대역메모리)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HBM3의 처리속도는 초당 819GB(기가바이트)에 달한다. 이는 풀HD(FHD)급 영화(5GB 기준) 163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 연결해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이번 HBM3는 SK하이닉스 HBM 시리즈의 4세대 제품으로, 지난해 7월 3세대인 'HBM2E' 양산 이후 1년3개월만에 개발한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HBM3을 통해 지금까지 나온 HBM D램 중 최고 속도, 최대 용량을 구현한 것은 물론, 품질 수준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HBM3는 이전 세대인 HBM2E와 비교하면 속도가 약 78% 빨라졌다. '오류정정코드(On Die-Error Correction Code)'도 내장돼 있어 D램 셀(Cell)에 전달된 데이터 오류를 스스로 보정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16GB와 24GB 등 2가지 용량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2GB는 업계 최대 용량으로, SK하이닉스 기술진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단품 D램 칩을 A4 용지 1장 두께의 3분의 1인 약 3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높이로 갈아낸 후 이 칩 12개를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을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하는 상호연결 기술이다.
HBM3는 앞으로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며, 인공지능(AI)의 완성도를 높이는 머신러닝과 기후변화 해석, 신약 개발 등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차선용 SK하이닉스 D램개발담당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HBM D램을 출시한 SK하이닉스는 HBM2E 시장을 선도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HBM3 개발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