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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의 금융가 산책] 권준학, 국감 출석 불발…비트코인 원화 거래소 지정 미스터리로 끝나
최정호 기자
입력 : 2021.10.07 07:39
ㅣ 수정 : 2021.10.07 07:39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NH농협은행의 비트코인 거래소 선정 기준을 확인할 기회가 날아갔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준학 농협은행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러나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화천대유 사건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을 놓고 대치하는 통에 기회가 불발됐다.
오는 21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재신청 계획도 무산됐다.
권준학 행장은 최근 가상화폐 시장 선점을 위해 리딩 뱅크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7월에는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한국정보통신, 헥슬란트와 함께 ‘디지털 자산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보관관리) 전문기업인 ‘카르도’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근에는 업계 2·3위를 달리고 있는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의 원화(KRW)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러나 국회 민형배(더불어민주당·정무위원회) 의원이 권준학 행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농협은행이 빗썸과 코인원의 원화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두 거래소의 원화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는 과정에 대해 “기밀 사항”이라며 함구해 왔다.
업계 안팎으로는 농협은행 빗썸과 코인원의 주거래 지정을 놓고 불합리한 조건을 내걸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금융당국이 트래블 룰(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가 가상자산을 전송할 때 거래인의 실명 등 관련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규정) 시스템을 오는 2022년 초까지 구축할 것을 비트코인 거래소에 권고했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원화 주거래 은행으로 거래하기 위해선 트래블 룰을 이달까지 구축할 것을 빗썸과 코인원에 요구했다.
트래블 룰을 구축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농협은행이 요구한 기한까지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빗썸과 코인원 입장에선 농협은행과 손을 잡지 않으면 원화 거래소로 금융당국에 등제되지 못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아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민형배 의원실 관계자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다수의 비트코인 거래소들이 농협은행을 원화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하기 위해 많은 접촉을 했었다”면서 “농협은행이 어떤 과정에 의해서 빗썸과 코인원만 손을 잡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권준학 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농협은행 측은 비트코인 거래소 원화 주거래 은행 선정 과정을 여전히 기밀에 붙이고 있다.
한편, 국회 윤창현(국민의힘·정무위원회) 의원은 비트코인 거래소 업계 1위인 업비트 운영사 이석우 두나무 대표를 국감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이 역시 불발됐다.
윤창현 의원은 업비트가 케이뱅크를 원화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는 게 매우 빠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이석우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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