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창간 10주년 기획 : 기업의 미래와 BM혁신 ⑤] 도(道) 넘은 과금·베끼기로 위기에 봉착한 K-게임… 극복 방안은?

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9.17 10:00 ㅣ 수정 : 2021.09.17 10:00

확률형 아이템·양산형 게임 홍수에 유저들 불만 '팽배' / '간판 갈이식' 게임으로는 유저들 만족시킬 수 없는데… / 전문가 "소재 빈곤 탓… 해소 방안은 신선한 소재 발굴" / "현 과금 모델 탈피, 月정액 등 해외 사례 참고해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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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4차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맞물려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도전과 기회 속에서 ‘혁신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휴머노이드(Humanoid),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바이오 등과 같은 신산업이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본질이 유통업에 불과한 플랫폼 기업은 그 뿌리가 되는 전통적인 제조업과 금융업을 단박에 제압하면서 시장 지배자로 자리매김을 할 태세다. 본말의 전도이지만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기업들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 이처럼 요동치는 변화의 물살 위에 올라타고 있다. ‘BM(비지니스 모델)혁신’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뉴스투데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업의 미래와 BM혁신’을 주제로 삼아 한국 경제의 과제와 비전을 심층 진단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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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한 펄어비스의 '도깨비'가 국내·외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사진=펄어비스]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잠시 호황을 맞은 듯 보였던 한국 게임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게임사들은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으며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을 활용한 과도한 과금 시스템과 양산형 게임의 홍수 속에서 게임업계가 유저(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방안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며 게임사들의 주요 BM은 고액 과금 유저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굳어졌다. 3N으로 대표되는 넥슨(대표 이정헌),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등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게임을 양산하며 유저들의 피로도를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특히 ‘리니지’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아온 엔씨소프트의 영향으로 국내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리니지형’ 게임을 찍어내다시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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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양산형 게임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사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몰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엔씨소프트]

 

■ 양산형 게임에 지친 유저들, 게임사가 감수해야 할 콘텐츠 변화는

 

비슷한 장르의 양산형 게임으로 얼룩진 게임 시장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 역시 기존 게임의 '간판 갈이식' 게임 출시로는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양산형 게임은 소재의 빈곤함에서 기인한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게임 소재 발굴을 위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게임사들 역시 아직 새로운 소재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소재 발굴에 대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신화나 전설 등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우리가 간과하던 부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소재를 발굴해 가볍게 차용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의 콘솔 게임 플랫폼에서는 이와 같이 서사가 탄탄한 콘텐츠를 이용한 게임 타이틀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유저들이 새로운 장르의 게임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펄어비스(대표 정경인)의 ‘도깨비(DokeV)’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토속적 요소를 담은 배경에 신선한 배경음악, ‘메타버스’ 소재까지 접목시킨 ‘도깨비’는 출시되기도 전에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펄어비스 사례를 고려했을 때 새로운 소재를 발굴함에 있어 한국적 특색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게임업계가 봉착한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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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끊임없이 BM 변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F2P(Free to Play) BM 탈피 필요...'패키지 판매'와 '월 과금' 등 해외 게임사 사례 본받아야

 

BM에 대한 게임 업계의 고민 역시 계속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해야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탓에 굳어져 온 BM을 이제는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는 뜻이다. 해외 게임의 경우 국내와 같이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포함한 경우가 많지 않다. 

 

업계에서는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BM 도입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북미나 일본에서는 콘솔이나 PC 플랫폼의 게임타이틀을 소장하는 문화가 이미 자리 잡은지 오래”라면서 “아시아 권역에서는 ‘F2P(Free to Play, 부분유료화)’가 고착화되며 대부분의 게임사에서 부분 과금 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F2P 모델을 ‘패키지 판매’와 ‘월 과금’을 결합한 구조나 단순 구독 방식의 BM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한다면 장기적 게임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일본의 경우 첫 패키지 타이틀을 판매한 후 월 정액을 과금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데 이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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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앞다투어 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에 진출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미래 먹거리에 눈 돌리는 K-게임사들, 정부 차원 지원도 요구돼

 

게임사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넥슨 지주사 NXC는 지난 2017년 코빗 지분 62.22%를 인수하며 블록체인과 가상 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넥슨은 지난 4월 말 1억달러(약 1133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하기도 했다. 이외에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도 블록체인 기반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유행하는 사업을 통해 사세 확장에 나서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게임사가 종합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게임사의 노력이 사회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게임사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김 교수는 “K-게임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메타버스(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와 블록체인 등 새로 등장한 산업 개념과 게임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게임 융합산업법’ 등을 제정하여 게임 분야와 인접 산업 간 융합 영역에 대해 ‘게임 규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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