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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창간 10주년 기획 : 기업의 미래와 BM혁신 ①

앞으로 10년 금융… 플랫폼·MZ·HNWI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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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기자
입력 : 2021.09.13 10:00 ㅣ 수정 : 2021.09.14 19:14

반세기 넘게 굳어진 금융 상식의 틀 깨야 BM혁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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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4차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맞물려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도전과 기회 속에서 ‘혁신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휴머노이드(Humanoid),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바이오 등과 같은 신산업이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본질이 유통업에 불과한 플랫폼 기업은 그 뿌리가 되는 전통적인 제조업과 금융업을 단박에 제압하면서 시장 지배자로 자리매김을 할 태세다. 본말의 전도이지만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기업들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 이처럼 요동치는 변화의 물살 위에 올라타고 있다. ‘BM(비지니스 모델)혁신’은 절대절명의 과제다. 뉴스투데이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업의 미래와 BM혁신’을 주제로 삼아 한국 경제의 과제와 비전을 심층 진단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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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가 모습 전경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경제부]  금융산업의 향후 10년은 적어도 ‘디지털’과 ‘MZ세대’라는 카테고리 속 수익성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면 서비스에 익숙한 고령층 비중이 높은 고액 자산가(High-net-worth individual)에 대한 서비스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앞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고객 층과 수요는 다소 다를 수 있으나 금융권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 세가지 키워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디지털과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급부상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면서다. 

 

시중은행의 경우 일부 대출상품만 제외하고 온라인을 통해 금융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온라인을 이용해 계좌 개설부터 주식의 매입과 판매를 가능하게 해 놓았다. 보험사는 전통적인 대면 영업에서 탈피해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과 핀테크 기업들의 약진으로 기존 금융산업의 변화도 필수 불가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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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플랫폼’ 사업 확장 아닌 ‘생존’ 문제…해답 찾기는 진행 중 

 

시중은행들끼리 매출과 고객유치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은행업 생존을 놓고 빅테크 기업들과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한다.  

 

시중은행들의 초조함은 구조조정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최근 은행마다 각각 전국 점포 100여 곳 이상 문을 닫았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기존 금융업에 종사한 40대까지 희망퇴직자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신입사원은 줄곧 IT 분야 인재들만 채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해 많은 고객들을 확보했으며 다양한 서비스 제공해 충성도까지 높여 놓았다. 이런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자 시중은행들은 이에 대응을 해야 했다.   

 

과거 우리은행의 경우 ‘위비’라는 플랫폼으로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는 전략을 선회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생활형 플랫폼에서 시작해 많은 고객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금융업으로 진출했다”면서 “시중은행의 경우 역으로 금융업으로 시작해서 생활형 플랫폼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금융만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유입시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중은행들도 플랫폼 시장 선점을 위해 생활형 서비스를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활용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이 △실손 보험 서류 간소화 서비스 △호텔 예약 △중고차 직거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 가까이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의 10년, 시중은행들은 빅테크 기업들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시중은행들은 ‘플랫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지만 향후 비전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제공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간편 결제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으며,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입출금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 집중하고 있는 정도다.

 

고도화된 시중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사례에서 금융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 시중은행의 서비스가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이 디지털 금융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이병윤 박사는 ‘한국 금융산업의 2030 비전과 과재 : 은행’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의 경우 기존 은행업이 잘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 은행업의 발전 단계를 건너 뛰어 최신 트렌드인 디지털 중심의 은행업으로 발전이 진행되는 현상이 관찰된다”고 했다. 

 

이어 “DBS은행의 경우 디지털 전담 은행인 ‘Digibank’를 기반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근 들어 현지법인 인가를 받아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성공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산업이 고도화된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신흥국의 디지털 금융 성공 사례를 갖고 오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플랫폼 서비스로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사(社)는 ‘Global banking industry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시중은행이 성급하게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무리한 체질개선보다는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게 현 시장 상황에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주의 헤리티지 뱅크(Heritage Bank)는 고액자산가와 접점 강화를 위해 위의 사례와 달리 오히려 지점을 확충하고 있다. 이 또한 국내 은행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증권가, 자산 덩치 키울 10년 먹거리…리테일·IB·자산운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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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EPA)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코로나19 출현과 함께 동학·서학개미 등장으로 리테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활황이 멈춰서더라도 향후 증권사의 10년 미래 먹거리로 고도화된 리테일 사업과 IB(장기 산업자금의 취급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기관), 자산운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IB부분은 증권사들의 대표적인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신(新)산업 및 현재 정부가 밀고 있는 벤처캐피털이 미래 M&A시장에서의 수요로 10년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종금사에서는 펀드 사업 부문이 최근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비교적 수익률이 높고 수수료가 많아 향후에도 수요는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과거 신탁매매가 사라지고 PBS사업(펀드·자산운용 등 종합서비스)으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중대형 증권사는 해외 위탁매매가 꾸준히 늘어 장기적 먹거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남아권 진출을 노리는데 이 중 최고로 꼽는 곳은 베트남과 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다. 

 

중소형 증권사는 기타 채권시장의 경우 전통적으로 증권사 CB시장(메자닌 펀드)이 큰 편이었지만, 대형 증권사들이 파생거래 쪽으로 옮겨가면서 조금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형 증권사에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진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 쪽은 경제 상황과 맞물려 기업의 자금 조달과 관련된 IPO(기업공개)와 회사채 인수, 국내외 대체투자 형식의 대형사 위주로 부동산 금융 투자가 많을 것”이라면서 “사업 모델이 향후 10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IB는 경쟁이 심해 신규 사업 발굴과 기존 사업 영업에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 보험업계, MZ세대에서 고령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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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보험업계 향후 10년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MZ세대를 잡기 위한 상품들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을 위한 제품군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산업의 미래는 의학기술 발달에 따른 고령화 심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따라서 MZ세대가 등장해 보험산업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보험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성세대들에게 보험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MZ세대는 이와 다른 양상이다.  

 

MZ세대의 특성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런 성향이 보험에 대한 개념 정립과 보험 상품을 선택하는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와 보험산업’ 보고서는 보험산업의 급격한 변화와 보험수요층의 다변화에 대해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는 기대수명 연장과 저출산 심화로 급격하게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다. 또 보험소비층과 요구 변화 등을 통해 보험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차별화된 가치관과 소비방식을 지향하는 새로운 세대를 대하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앞으로 보험회사들은 예전과 동일한 모델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MZ세대를 대비해 구체적인 사업 모형을 구축해야 하며 또 기존 기성세대에 대한 사업 모형도 마련돼야 된다.  

 

‘부의 불균형’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꼽힌다. MZ세대가 보험 가입 여력이 충분한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미혼 인구의 증가와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로 기존과 다른 보험 보장에 대해 요구되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디지털 세대 MZ세대의 등판으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우선사항이 될 것 같다”며 “판매 채널에선 비대면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며 보험 가입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고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세대의 부상은 빅테크의 보험산업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종합금융서비스의 일환으로 보험을 제공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위험보장을 넘어선 헬스케어 사업과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에 대한 위험 관리 컨설팅에 대한 공사 협력 모델과 자본시장 협력모델 확대 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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