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선물 보따리' 푼 삼성 이재용… 2023년까지 240조 투자, 4만명 고용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삼성이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지 11일만에 나온 대규모 계획이다. 여기에는 투자와 고용을 늘려 국민들의 삼성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기초과학 원천기술 연구개발 지원 다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눈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240조원으로 확대한 뒤 그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간 패권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에서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함과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선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를 겨냥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 금액에는 과감한 인수·합병(M&A) 계획도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첨단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M&A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회사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핵심 기반 산업인 반도체의 생존을 위해 이러한 공격적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코로나19로 심화된 대-중소기업간 격차 및 양극화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다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삼성은 산학협력과 기초과학·원천기술 R&D(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최근 3년간 3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삼성은 향후 3년간은 3500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분야 산학과제와 박사급 인력 양성을 지원할 수 있는 ‘인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주요 대학과 반도체·통신분야에 계약학과와 연합 전공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 초기 유행 당시 마스크공장에서 모범 사례가 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는 그동안의 기초 단계 지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고도화, 내실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삼성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