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결정한 HMM노조 전정근 위원장, “외국인 직원 채용하면 2~3배 임금 줘야”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HMM(구 현대상선) 해원연합노조(선원 노조)가 23일 창사 45년만에 첫 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국내수출기업들의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HMM 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는 434명이 참여해 400명(재적 대비 88.3%, 투표자 대비 92.1%)이 찬성표를 던졌다.
해원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파업을 하면 물류가 멈춘다며 저희를 한두 푼 더 받으려는 집단처럼 바라보는 것에 직원들도 염증을 느끼고 있어 우리를 대우해주는 MSC(스위스 해운업체)로의 단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2~3배의 임금을 주고 외국인 직원을 데려오는 것이 과연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것보다 효율적인지 회사가 잘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오랜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임금이 동결돼온 HMM직원들은 지난 해 영업이익 9808억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거둠에 따라 ‘업계 최저 수준’인 임금을 대폭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고통을 감수해온데 대한 보상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HMM의 연봉은 동종업계 대비 최소 2000만원 정도가 적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해원노조는 오는 25일 사측에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HMM 선원들을 대상으로 채용작업을 했던 스위스 해운업체 MSC에 단체 지원서도 낸다.
조만간 진행될 육상노조(사무직 노조)의 파업 투표 결과를 보고 함께 쟁의행위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할 경우 이는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단 사측이 전향적 안을 제시할 경우 교섭을 재개할 의사도 있다고 해원노조 측은 밝혔다.
HMM 사측은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측도 마지막 조정에서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800%를 핵심으로 하는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이 수용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후 HMM 선원 노조의 파업 결정과 관련, ‘수출입물류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수출입물류 차질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해운물류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수출입물류 비상대책 TF를 통해 수출입물류 필수업무를 유지하고, 유사시 수송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