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면접 잘 보는 비법 인기 끌자 엉터리 매뉴얼도 수두룩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기업에게도 취준생에게도 낯설기만 했던 온라인 면접이 코로나 2년차에 접어들면서 상당부분 정착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이미 온라인 면접을 경험했던 선배나 각종 취업세미나 등을 통해 일본 취준생들 사이에 온라인면접 매뉴얼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합격률을 올리기 위해 너도 나도 따라하는 취준생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너무 세세하거나 모순되는 내용들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히려 온라인 면접을 망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취준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밝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신에게 강한 조명을 비출 것’, ‘답변에 막힘이 없도록 예상질문과 컨닝페이퍼를 모니터 너머로 준비할 것’, ‘제스처는 반드시 화면을 벗어나지 말 것’과 같은 내용들은 채용담당자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함이지만 일부는 굳이 지켜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올해 취업활동을 모두 끝내고 다수의 합격통보를 받은 A씨(22세)는 3대 1로 진행된 온라인 집단면접에서 면접이 모두 끝났음에도 아무도 퇴실하지 않고 몇 분이고 정적이 이어지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면접관이 퇴실해도 괜찮다고 재차 안내하였지만 ‘먼저 퇴실하면 예의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퇴실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학생들이 고집하면서 오히려 기업 측을 곤란하게 만들고 이어지는 면접일정을 지연시켜버렸다.
이외에도 풍경이 들어간 가상배경을 사용하면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 차라리 새하얀 배경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매뉴얼도 있고 카메라 뒤로 책장이 보일 경우에는 반드시 면접을 보는 기업과 연관된 서적을 꽂아놓아야 한다는 내용 때문에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여러 권 구입했다는 취준생들도 있었다.
효과나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온라인면접 매뉴얼들로 인해 취준생들은 어느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면서도 ‘솔직히 쓸모없지만 따르는 것이 안심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릿쿄대학(立教大学)의 커리어센터는 매너를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온라인이든 대면이든 면접에서 요구되는 본질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취준생들의 인간성과 능력을 불확실한 매뉴얼들에 휘둘리지 않고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번 룰이 만들어진 후에는 따르는 편이 무난하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의 온라인면접 매뉴얼이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취업포털사이트 리크루트가 발표한 올해 취준생들의 합격률은 8월 1일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포인트 향상한 85.3%를 기록하면서 코로나의 영향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처럼 취준생이 갑이 되는 취업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오늘도 많은 취준생들이 온라인면접 매뉴얼을 검색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