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1등이 총대 메줬으면" vs. "총알받이 되긴 싫은데"… 유업계, 가격 인상 폭·시점 놓고 '눈치게임'
낙농진흥회 원유價 인상 결정 후 고심에 빠진 시장 1위 '서울우유' / 업계는 "서울우유 나서 주길" 바라지만 소비자 반발 우려에 '멈칫' / 서울우유 "다각도로 검토 중… 아직 인상 폭·시점 결정된 게 없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원유수급 업무를 총괄하는 법정단체인 낙농진흥회가 농림축산식품부의 '6개월 유예' 요청에도 원유 가격을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인상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는 인상된 금액이 기재된 유대조견표도 지난 17일 각 우유 업체에 보냈다. 이로써 우윳값 인상은 기정사실화됐고, 시기는 늦어도 9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누가 먼저 가격 인상이라는 총대를 메느냐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이 나서 주길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19일 우유 업계에 따르면 이달 생산된 원유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통상적으로 원유 대금은 보름마다 정산한다. 그런만큼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우유 업체들은 오는 20일 낙농진흥회에 인상된 원유 가격을 지불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오른만큼 우윳값도 조만간 인상될 것"이라며 "인상 시점은 늦어도 9월 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장 1위가 서울우유다 보니 아무래도 서울우유가 먼저 가격 인상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며 "먼저 인상을 발표한 회사 가격을 보고 인상 금액이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우유 측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총알받이'가 되고 싶지 않은 의중이 읽힌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이 확정이 되면서 우윳값 인상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인상 폭을 얼마나 할건지, 언제부터 올릴 건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이처럼 서울우유가 고심하고 있는 건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나서 낙농진흥회에 원유 가격 인상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우윳값이 오르면 우유를 재료로 쓰는 유제품과 커피, 빵, 과자 등도 도미노처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자칫 잘못 나섰다가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소비자 시민단체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유 가격 인상에 대한 입장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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