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속 이물질 탓에 치아까지 흔들리는데... 피자헛은 '나몰라라'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한국피자헛(이하 피자헛)이 불고기 피자에 들어간 뼛조각으로 인해 치아까지 흔들리게 된 소비자 A씨에게 사과는 커녕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행태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A씨의 항의에 "본사 책임이 아니다. 불고기 제조사인 선진햄에 직접 얘기하라"며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A씨는 현재 임플란트와 크라운(전장관 수복치료, 금이나 도자기로 치아의 머리 부분을 완전히 씌우는 치료)이 각각 2개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28일 충남 천안에 있는 피자헛 매장에서 불고기 피자를 주문했다. 그런데 피자를 먹던 중 딱딱한 뼛조각을 씹었다. 이로 인해 A씨는 임플란트 2개, 크라운 2개를 치료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는 업무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임플란트의 경우 10~15년 간격으로 교체해야 하는 만큼 걱정이 큰 상황이다.
A씨는 뼛조각을 발견한 직후 피자를 주문한 매장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데 매장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피자헛 잘못이 아니라 본사에 연락해봤자 해결되지 않는다. 제조사인 선진햄에 연락하라"는 것이었다. 이후 A씨는 선진 자회사 중 육가공을 담당하는 선진햄에 전화를 걸어 "피자 속 이물질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고 임플란트와 크라운을 받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사정을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도 해당 내용을 알렸다.
A씨는 "소비자상담센터에서는 '피자헛의 책임도 있다'고 했지만, 피자헛은 '책임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선진햄에서는 임플란트 교체 비용과 현재 일을 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 피자헛은 '자사에서 제조한 제품이 아닌 유통 받는 식자재에서 이물질이 나왔기 때문에 육가공을 담당한 선진햄에서 보험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자헛 관계자는 "납품업체(선진햄)와 논의 끝에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게 더 빠르고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재 해당 이슈와 관련 사항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번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선진 측도 "피자헛의 고객사인 선진햄의 잘못이 맞다"고 인정하고 있다.
선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피자헛은 우리 고객사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우리의 과실로 내부 논의 끝에 피자헛과 공동 책임을 지는 게 아닌 우리가 보험처리 하기로 했다"며 "보험금은 보험사에서 조정하는 부분으로 액수에 대한 부분은 답변을 주기 모호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피자헛 이물질 사건'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부분 식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된 경우 판매처에서 책임을 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다. 본사의 입장이 이해 안 가는건 아니지만 소비자는 구매처를 신뢰하고 정당한 대가를 주고 구매하는 건데 거래처 책임이기 때문에 거래처와 연락하라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식자재 공급사와 업체가 따져야할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