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현대차의 상생일자리 GGM 양산체제 앞두고 '강성노조' 리스크 우려
다음 달 15일부터 경형 SUV 양산체제 시동/현대차 노조와 한노총과 오랜 갈등 끝에 합의한 대원칙 두고 GGM 일부 직원들 불만 토로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광주시와 함께 만든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다음달 15일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연산 10만대 규모이다.
GGM은 현대차와 광주시, 광주은행 등이 지난 2019년 23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현대차는 GGM에서 위탁생산하는 1000cc급 SUV 'AX1'(프로젝트명)의 고객직접판매(D2C)를 추진 중이다. 모델명은 ‘캐스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중형 SUV와 겹치지 않는 모델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던 초기에 현대차 노조는 ‘생산라인 중복’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위험을 이유로 반대한 바 있다. 따라서 현대차 울산공장과는 중복되지 않는 경형 SUV를 위탁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GGM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상생형 일자리의 첫 성공사례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일자리 창출을 최대 정책과제로 제시했으나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광주형 일자리로 불리우는 GGM은 현 정부가 정책적으로 창출한 ‘시장형 일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다.
그러나 당초 노사가 오랜 기간 갈등 끝에 합의한 임금 및 복지원칙을 흔들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된다. 양산체제에 돌입하기도 전에 ‘대타협’이 망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현대차측이 민주노총 소속인 현대차 노조 및 한국노총과의 협상을 통해 합의한 GGM의 임단협 원칙은 ‘초임연봉 3500만원’과 ‘5년간 임단협 유예’ 등이다. 문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의 임금을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지원논리를 폈다.
초임 3500만원에 대해 현대차 노조와 한국노총은 “자동차업계의 임금 하향 평준화 신호탄”이라고 격렬하게 반대했으나 ‘귀족 노조의 저항’이라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 대이다.
한국 취준생들이 꿈꾸는 초임 연봉이 3300만원이고 GGM의 초임연봉은 200만원이 더 많다는 지적도 현대차 노조의 반발을 무력화시켰다. ‘5년간 임단협 유예’도 광주지역에 520명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 등의 명분 아래 수용됐다.
하지만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현대차 재직자 A씨는 최근 ‘광주글로벌모터스라고 문정부가 만든 자동차 공장이 벌써 강성노조 기운 보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현차에 억지로 출자시키고 광주에 자동차 공장 지어서 조만간 현차 경SUV 양산 예정”이라면서 “백수였던 광주지역 인재 뽑아서 취업시켜줬더니 벌써 자기네 완성차기업이니까 임금이고 복지고 완성차 수준으로 받야겠단 식”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한노총도 이미 접촉했고 노조 준비하던데”라면서 GGM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임금과 복지를 완성차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글을 링크하기도 했다.
GGM은 다음 달 연간 10만대 양산을 위한 품질 생산성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박광태 대표이사는 “그동안 직원들과 HMC(현대차)지원단 등의 노고가 결실을 맺어 선행 양산에 들어가게 돼 기대감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모든 임직원이 열정을 쏟아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당초 합의를 뒤집는 ‘강성노조’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GGM의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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