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국내 계열사만 100여개가 넘는 카카오가 최근에는 대리운전 시장까지 그 영역을 뻗쳤다.
기업이 먹거리를 찾아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카카오는 관련 생태계를 파괴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처음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무료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에 카카오택시 서비스 이용을 점점 늘렸다. 콜택시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참여에 반발했지만 이미 대중의 마음은 카카오택시로 기울었다.
그리고 업계 점유율을 확보한 카카오는 최근 수수료를 붙이기 시작했다. 스마트, 벤티, 블랙 등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며 무료 서비스는 오히려 소외를 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본 서비스로 택시를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수수료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택시기사들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가의 특정 서비스를 가입한 기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배차를 하거나, 카카오 정책에 반하는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약 80%로 택시호출 시장을 독과점한 카카오택시는 더이상 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시장 외부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다.
최근 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에도 자본을 앞세워 독과점적인 지위를 획득해 논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앱을 이용해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할 수 있는 '카카오T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에 막혀 큰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다 최근 자회사 CNMP를 통해 대리운전 시장 점유율 1위인 '1577 대리운전'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해 전화콜 서비스를 이관받았다.
업계는 카카오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무료 서비스와 각종 프로모션으로 경쟁 업체를 고사시킨 후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에 이어 대리운전까지 카카오가 장악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독점으로 소비자들의 편리성은 높아진다. 다만 이런 편리함이 공정하지 못한 관계에서 이뤄진 것이라 결국에는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독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부를 얻는 것이 최근 글로벌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수익 모델이다. 하지만 이는 리나 칸 미국 연방 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의해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이 독점적 지위로 저렴한 서비스를 주기 위해서는 결국 협력업체나 관련 노동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리나 칸은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을 통해 국제 사회에 빅테크의 독점에 대해 경고했다.
리나 칸은 아마존을 저격했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아마존과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 카카오의 무분별한 문어발 확장과 독과점 전략이 현재 국내의 공정거래법에 저촉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5일 현재 국내 주식 시가총액 순위 1·2위는 전통적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 뒤를 바짝 쫓는 3·4위는 새로운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다.
현재 한국의 법규는 기존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많은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의 새로운 확장을 막기 위한 장치는 부족하다. '공정한 시장'을 위해 빅테크 기업을 견제할 수단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