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과 토스뱅크 등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실현할까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시중은행들이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도 완벽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구현하지 못했는데, 업력이 짧은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구현하기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K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환대출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어 완벽한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이다. 토스뱅크의 경우도 출시 일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인터넷은행 중 선두주자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말까지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 시중은행도 100%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 우리은행은 법무사 방문 서비스 통한 차별화 전략
문제는 시중은행이 완벽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019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신규 주택 매매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근저당 설정이 없는 경우에 한해 대출이 이루어졌다. KB국민은행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주택의 가압류 등기 관련 작업들을 법무사가 풀어야 하고 세입자 퇴거 문제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들을 고객들이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등기 작업’ ‘근저당 설정·말소’ 등의 서류 작업 등의 이유로 100% 비대면 대출이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소유권 이전 등과 같은 법원에서 처리해야 할 등기 업무를 시중은행이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즉 시중은행 전체와 법원이 협약을 맺는다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경우 각 지점별 법무법인과 계약을 했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진행하는 고객에게 법무사가 찾아가서 등기 관련 업무를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면 구현을 위해 고객들이 직접 등기 업무를 진행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경우 업무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법무사가 찾아가서 대행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 인터넷 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 시장 노리는 속사정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장점은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쉽고 빠르게 대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중금리를 표방하고 있어 제2금융권보다 중저신용자의 이자가 낮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제는 차주가 채무 변제 능력을 상실했을 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적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이유로 온라인 전문 은행들이 고신용자에 대해 대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주택담보대출은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40% 이상 책정하지 않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은 100% 채권 회수가 가능한 대출이다. 즉 매매한 주택 가격이 10억원일 경우 은행 대출이 4억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채무자가 변제 능력을 상실했어도 6억원의 채권 회수가 가능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대출 부분에서 50~60%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 중 30~2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여수신 현황을 보면 올해 7월까지 중소기업 대상 누적 대출이 약 100조원 규모로 형성됐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101조원 규모로 다소 앞서 있었다. 그만큼 시중은행 매출에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크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문제는 오프라인상의 복잡한 소유권 문제들을 비대면 방식으로 정리해서 손쉽게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려운 과제라는 점이다. 한 인터넷 전문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전문 은행 3사가 어떤 방식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구현해내는지 지켜보면서 눈치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