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된 엔씨소프트… '리니지 클래식 출시' 약속 뒤집자 유저들 분개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 클래식' 출시를 연기하면서 유저(이용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유저들 사이에선 "엔씨소프트가 주가 하락 등 악재를 막기 위해 '리니지 클래식'을 출시한다고 홍보했을 뿐 처음부터 출시 계획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3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니지 클래식' 출시 연기를 알렸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9일 '리니지 클래식' 콘퍼런스 사이트를 오픈하며 '리니지 클래식'을 올해 3분기 초 재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리니지 클래식' 출시 연기 이유에 대해 "오랜 고민 끝에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와 함께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리니지 클래식'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같은 엔씨소프트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애초부터 '리니지 클래식' 출시 계획이 없었을 것"이라는 게 상당수 유저들의 추측이다.
그 근거로 지난달 29일 출시된 카카오게임즈(대표 남궁훈, 조계현)의 신작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을 들고 있다. 오딘 출시 후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해 '리니지 클래식 재출시'라는 '가짜 패'를 꺼냈다는 것이다.
한 유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딘의 흥행을 막으려고 '리니지 클래식'이라는 패를 꺼내들었다가 출시 연기로 유저들을 달랜 것"이라면서 "백 번 이해해도 엔씨소프트의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한 뒤 해당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 '리니지 클래식'을 내놓으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다른 유저도 "중견 게임사들이 공격적으로 대작을 출시하면서 엔씨소프트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여러 가지 신작 출시 계획으로 유저들을 회유한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유저들과 달리 게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 측 설명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저들의 추측도 일리가 있지만 리니지 팬층과 블레이드앤소울 팬층이 비슷하기 때문에 두 게임을 같은 시기에 내놓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또한 기존 리니지 팬심을 제대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일정을 연기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게임 출시 연기 이유를 추측하는 다양한 시선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공식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이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