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車의 눈 '라이다'가 뭐길래… 외면하는 테슬라 vs. 집착하는 애플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가 외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센서 기술이 필수적이다. 차선을 감별하거나 앞차와의 거리 측정, 갑작스러운 장애물 발생 등이 모두 센서를 통해 받아들여진다.
자율주행에는 주로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레이저 레이더) 등의 센서를 사용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세 가지 센서가 모두 필요하다고 하는 반면, 또 다른 이는 이 중 일부만 있어도 된다고 주장한다.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대표적인 라이다 비판론자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라이다는) 비싸고 추하며 불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1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Full Self Driving)이 장착된 모델3 차량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엔젤레스까지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테슬라 FSD는 카메라, 레이더 센서만 사용한다.
머스크는 "수동 광학 이미지 인식을 훌륭하게 해결해야만 모든 환경, 어떤 조건에서나 (자율주행차가)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센서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레이저가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 기술을 비행시간거리측정(ToF)이라고 부른다. 최근 스마트폰에도 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한다. 전파를 발사해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데이터로 물체의 거리, 속도, 방향 정보를 파악한다.
라이다는 높은 정밀도와 야간에도 물체를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비싸고 악천후에 약하다는 것이다.
레이더는 저렴하며 악천후에도 사물을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정밀도가 떨어진다. 카메라는 유일하게 색을 인지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눈처럼 가시광선 영역을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빛이나 어둠, 안개 등 다양한 요소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미국 캘리포니아의 밝고 맑은 환경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해외 IT매체 엔가젯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기후가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기술에 이상적이었다"며 "라이다와 다른 센서들이 필요할 수도 있는 눈 내리는 환경 등에서는 더 힘든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라이다를 탑재하지 않은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으로 인한 사고가 최근에도 발생했다.
지난 3월 미시건주에서 테슬라Y가 화물차량과 충돌해 밑에 깔려 운전자와 동승자가 중태에 빠졌다. 4월 텍사스주에서는 모델S가 오토파일럿으로 놓고 달리다 앞쪽 동승자석 1명과 뒷자석 1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며 운전석에는 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애플카'(가칭)를 개발 중인 애플은 테슬라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라이다라는 정확한 센서가 있어야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입장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2019년 타이탄 프로젝트 상업화를 위해 라이다 제품 개선을 시도했다.
해외 IT매체 벤처비트는 "애플이 자율주행차용 라이더 센서를 공급할 업체 4개사와 협의를 진행, 당시 사용 중인 기존 제품보다 더 작고, 싸고, 대량 생산하기 쉬운 제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라이다 센서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벨로다인(Velodyne)의 제품이었다. 그런데 이 제품은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라는 거금이 들고, 덩치가 큰 레이저 스캐너가 필요하다. 고장 확률도 높다.
이에 애플은 최근 라이다 성능 개선을 위해 새로운 특허를 3개 출원했다. 라이다로 수집되는 거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전송하는 기술들이다.
이를 통해 라이다의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애플은 보고 있다.
실제로 애플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라이다 비용과 크기를 줄이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두 가지 단점만 극복하면 상용차 도입이 쉬워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