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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벌하려 든 '소비자 불매' 회초리에 정작 눈물 쏟는 건 가맹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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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
입력 : 2021.07.20 14:25 ㅣ 수정 : 2021.07.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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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배송비 몇 천원을 더 내더라도 다같이 사람답게 살기를 원합니다. #쿠팡불매"

 

지난 6월 17일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 경보가 6번 울렸으나 방재실 관계자가 이를 끄면서, 화재 진화가 지연됐다. 이날 쿠팡 직원들 가운데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지만,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1명이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마장면 덕평1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은 두통,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인근 하천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소비자들은 쿠팡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면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6월19일에는 ‘#쿠팡탈퇴’가 적힌 글이 17만건이나 올라와 실시간 트렌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친구(옛 쿠팡맨, 쿠팡 택배배달원)로 추정되는 이들은 SNS에 “코로나19로 생계 위협받고 그나마 쿠팡으로 근근이 버티는데 불매운동으로 또 한 번 생계 위협받네…자국민이 자국민을 죽이는 현실”, “그래 쿠팡 망하게 해서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 실직자로 만들어라”라는 등 댓글을 남겼다. 

 

이런 양상은 비단 쿠팡에서만 보인 건 아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다만 쿠팡은 화재로 인해, GS25는 남성 혐오 문제로 인해 소비자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앞서 GS25는 지난 5월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이벤트 포스터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해당 포스터에는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소시지를 집으려는 손 모양의 이미지가 들어갔는데, 이 이미지가 한국 남성의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게다가 '이모셔널(Emotional)', '캠핑(Camping)', '머스트-해브(Must-have)', '아이템(Item)'이라는 문구가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메갈)의 로고와 유사하고, 영어 문구의 마지막 알파벳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읽으면 'megal(메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지난 6월에는 GS25가 판매한 샌드위치의 포장지에 인쇄된 손가락 모양 디자인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 남성 혐오를 상징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해 GS25 점주들이 매출 하락 등 피해를 봤다. 사실상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회사가 아닌 가맹점주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은 것이다. 

 

자신을 GS25 점주라고 소개한 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말 간 메갈 사건 이후로 말 그대로 폭탄을 맞았다. 전주 대비 거의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졌고 당월 누계로 봤을 때는 20% 가량 떨어졌다”며 “당장 본사에 가서 항의하라는 글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 이게 생업이고 대출을 받아 오픈한 점포를 누구한테 맡기고 본사에 쳐들어갈 수 없다. (그 시간에도) 인건비가 나간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기업의 잘못을 꾸짖기 위해 드는 불매라는 회초리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건 정작 기업이 아닌 소속 직원이나 가맹점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맹점주는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만큼 기업의 갑질 이슈, 미성숙한 대응 등을 벌하기 위해 드는 불매라는 회초리가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들은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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