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GS家 4세 승계 경쟁(1)] 허창수 회장 장남 허윤홍 GS건설 사장, 신사업 확대로 존재감 키워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7.12 08:10 ㅣ 수정 : 2021.07.12 08:10

2019년부터 GS그룹 신사업부문 사장 맡아…사업 다각화 및 매출 증가 기여 / 대형 M&A 부재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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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홍 GS건설 사장 [사진=GS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GS그룹의 4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 GS그룹의 승계 방식은 특별한 원칙 없이 ‘가족 경영’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 체제가 만들어 지기 때문에 4세 경영인 중에 누구나 회장직에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허 회장 취임이 2년 차인 상태에서 4세 경영 승계를 위한 움직임은 섣부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오히려 뚜렷한 후계구도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GS그룹의 4세 경영인들은 지분 확보 및 경영 성과를 통해 빠른 입지 다지기가 중요하다고 보고있다.

 

가장 주목받는 4세 경영인은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다. GS에너지에서 최근 지주사 미래사업팀으로 이동한 허서홍 전무도 유력한 후보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GS그룹 장자인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도 강력한 후계자로 거론됐으나 지난 2019년 GS그룹을 떠나 삼양통상 사장에 오르면서 경영권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4세 경영인들은 그룹 내 실질적인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지주사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현재 4세 경영인들의 지분율은 허준홍(2.64%), 허세홍(2.32%), 허서홍(2.06%), 허윤홍(0.52%) 순이다. 허태수 GS 회장의 지분율이 2.08%(196만9234주)임을 감안하면 2% 정도의 지분이면 충분히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수 있는 구조다. 

 

이 중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사장은 가장 유력한 승계 후보자 중 하나로 꼽힌다.

 

허 사장은 비록 지주사 지분은 0.52%에 불과하지만 다른 4세 경영인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주요 계열사인 GS건설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면서 경영 수업을 받고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허 사장은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후 2005년부터 GS의 주요 계열사인 건설 부문에서 일찍이 경영 공부를 시작했다.

 

허 사장의 경영 방식은 기존의 GS그룹의 ‘소극적 경영’과 다르다. 그는 산하에 M&A(인수합병) 특별전담조직을 두고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 및 투자에 나서는 등 몇 년간 대규모 M&A가 전무했던 GS그룹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가 신사업 부문 부사장으로 취임된 2019년, 스페인 담수 플랜트 업체 '이니마' 지분을 인수 및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모듈러 기업인 ‘엘리먼츠’·‘단우드’를 인수해 모듈러 부문 신사업도 확장했다. 이 밖에 베트남 법인 VGSI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주거·상업시설 조성사업도 순항 중이다.

 

허 사장은 올해 신사업 굳히기를 위해 M&A 전문가인 신상철 부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신사업지원 그룹장을 맡기기도 했다.

 

실제로 GS건설은 신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며 지난해 코로나 19에도 좋은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신사업 분야가 처음 집계된 2019년, 매출 2958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배이상 늘어난 6150억원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올해 신사업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사 역시 GS건설의 신사업이 궁극적으로는 건축부문에 쏠려있는 사업을 다각화시킬 수 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허 사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느 베트남 주거사업·모듈러·담수플랜트 등 신사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매출 역시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더불어 올해 호주 프로젝트의 첫 진입을 계기로 기존과는 달라진 GS건설 만의 해외수주 전략도 눈여겨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허 사장에게 승계를 위한 과제는 남아있다. 대형 M&A 성사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가 그것이다. 

 

먼저 “대규모 M&A가 전무후무하다”는 GS그룹의 고질적인 문제를 탈피해야 한다. 

 

지난해 GS건설은 허 사장의 주도 아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정작 본입찰에는 불참하면서 결국 대규모 M&A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허 사장의 결정이 신중한 행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GS건설은 본격적으로 신사업 다각화를 시작한 만큼, 사업 부분 확대를 위한 M&A가 필수적이다.  신중한 결정을 내렸으니 과감한 결단도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관계자는 "허 사장이 대규모 M&A를 통해 성공적이 사업 확대를 이끌어 낸다면 차기 승계 구도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는 최근 불거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GS에게 민감한 문제다. 그룹 특성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 많은 GS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른바 있다.  여기에 올해 12월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GS는 사익편취 규제 계열사가 현재 12개에서 30개로 늘어나게 되면서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롭게 규제 기업을 편입될 계열사 중 GS건설은 내부거래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해 주목된다.  GS건설은 2018년 전체 매출대비 계열사 거래 비중을 2.29%까지 낮췄으나 2019년 7920억원으로 8.3%까지 늘어났다. 매출 대비 내부거래의 비중은 높지 않지만 규모가 크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1조3358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에 15%로 높게 뛰면서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게다가 지난 4월 공정위가  GS그룹 계열사가 SI(시스템통합) 기업인 GS ITM에 일감을 몰아줘 허윤홍 사장을 포함한 허서홍, 허준홍, 허세홍 등 총수 일가가 부당하게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조사에 들어간 문제도 있다.

 

이와 관련 GS그룹 관계자는 "GS가 사익편취 규제 관련 대상 기업이 많기는 하지만 금액이나 비중 자체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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