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 산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 등이 코로나19 백신 CMO(위탁생산) 계약을 따냈고, 상반기 기술수출 6조원를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을 앞질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온다. 의약품 불법제조 문제다.
앞서 종근당,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등 국내 9개 제약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잠정 제조·판매 조치를 받았다. 의약품을 허가 사항과 달리 임의로 제조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허위 제조기록서를 만들어 놓은 것이 드러났다.
업계는 이러한 문제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난립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이는 국내에서 허가받으려면 제네릭이 오리지널 약과 같은 약효와 안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허가받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리지널 약을 베낀 수십, 수백 개의 제네릭이 시장에 나온다.
이처럼 제네릭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의약품 품질관리는 부실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의약품 불법제조 문제가 이곳저곳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백신 CMO로 국내 바이오 산업이 주목받고, 기술수출 성과가 지난해보다 성장한 가운데 생긴 일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 확대 등을 논하는 이 상황에서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늦게나마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공동생동, 임상 1+3제한법'(약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열린 제6차 본회의에서 모두 가결된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시행한 제약사 1곳과 위탁사 3곳만 복제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복제약으로 사업을 유지하던 제약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있는 자체 의약품을 생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약 개발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만큼 국내 제약사들에게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꼭 거쳐야 할 성장통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