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패배 승복 않는 넷플릭스…'망 사용료 지급' 판결에 "SKB 부당이득 챙겨" 반발

양대규 기자 입력 : 2021.06.29 11:08 ㅣ 수정 : 2021.06.30 18:22

1심 법원 "유상으로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가 지급해야" 결정 / 넷플릭스 "ISP에 지불한 비용을 CP에도 이중청구하는 것" 주장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이미지=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의 망 사용료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넷플릭스는 연결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SKB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는 'SKB가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라며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지방지법 재판부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1심 소송에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는 SKB의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연결'이라는 유상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 따라서 연결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에 대한 대가 산정과 지급 방식은 협상으로 결정하라고 법원은 판결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등의 CP는 많은 금액을 투자해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이러한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에 접속하고자 ISP에 요금을 지불하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P는 콘텐츠 제공자(Contents Provider), ISP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를 각각 의미한다. 넷플릭스, 구글 유튜브, 티빙, 왓챠 등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와 네이버, 카카오 등이 대표적인 CP사들이며, ISP는 SKB와 LG유플러스, KT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ISP가 콘텐츠 전송을 위해 이미 인터넷 접속료를 지급하고 있는 개개 이용자들 이외에 CP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며 이를 두고 ‘무임승차'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실의 왜곡"이라며 "오히려, 소비자가 이미 ISP에 지불한 비용을 CP에도 이중청구하는 것으로 CP가 아닌 ISP가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미 소비자가 SKB에 통신 요금을 내는데, 넷플릭스까지 SKB에 망 이용료를 내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재판부는 "신용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연회비를 받고 가맹점에 수수료를 받는 등 양 당사자로부터 대가를 수령하는 다면적 법률관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용자가 통신망을 이용할 때와 공급자가 통신망을 이용할 때 모두 ISP는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긍정한 셈이다.

 

단순히 넷플릭스와 SKB의 1:1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있을 다른 CP사와 ISP사들의 갈등에도 하나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넷플릭스는 우선 판결을 꼼꼼하게 검토한 뒤 행동을 취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판결 이후 넷플릭스 관계자는 "망과 관련된 사안은 기업과 기업이 협의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명시한 법원의 판결문을 현재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공동의 고객을 위해 SKB와의 협력을 이어가고, CP와 ISP, 그리고 공동의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오픈커넥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1심으로 재판이 종료되든 항소가 이어지든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갈 것으로 보고 있다. CP가 이기면 인터넷 요금이 오를 것이며, ISP가 이기면 CP 구독료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