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는지”

장원수 기자 입력 : 2021.06.25 11:42 ㅣ 수정 : 2021.06.25 11:42

뚜렷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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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25일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전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24일 이베이 미국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며 “인수가액은 약 3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박종대 연구원은 “이마트가 인수가액 전액을 SPC(에메랄드SPV) 출자를 하고 PSC가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라며 “지분 20%를 남겨 놓아, 이베이 본사의 책임있는 기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자금조달에 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마트는 2019년 이후 지속적인 부동산 자산에 대한 세일즈&리스백으로 현금성자산 약 1조3000억원 정도를 갖고 있으며, 가양점 매각대금(6820억원)도 곧 들어온다. 삼성생명 지분(5.9%)도 9000억원이 넘는다. 유형자산이 7조원(차입금은 2조2000억원)이나 되므로 추가 차입에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인수로 이마트는 온-오프라인 거래액 2020년 기준 37조5000억원으로 롯데쇼핑(2020년 총매출 21조5000억원)을 제치고 국내 유통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며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는 쿠팡에 이어서 실질적인 시장점유율(MS) 2위 업체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0년 기준으로 거래액 21조원(이베이코리아 17조원+쓱닷컴 4조원), 매출 2조9000억원(1조6000억원+1조3000억원), 영업이익 630억원(1100-47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쓱닷컴과 이베이코리아는 물론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등 온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까지 효과는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스마일클럽 회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쓱닷컴은 고객 접점을,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최대/양질의 식품 카테고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베이의 숙련된 IT전문가를 얻게 돼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고,  쓱닷컴은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데,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이베이코리아의 배송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쓱닷컴은 물류센터 높은 가동률과 투자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형 확대와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와 ROIC(투하자본이익률) 등 투자지표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물론 중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 이런 지표들의 단기적인 하락은 큰 문제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2021년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 거래액이 정체되면서 시장점유율은 2019년 12%에서 2020년 10%로 크게 하락했다”며 “이베이코리아는 공산품을 주 카테고리로 하고 있고, 쿠팡과 완전히 겹친다. 쿠팡의 막강한 자금력과 역마진 MS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 유지 또는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마케팅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배송이고, 추가적인 배송 인프라 개선을 위해 몇 조원을 더 써야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상장 후 쿠팡의 자본은 3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쿠팡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0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20억원 손실 폭이 크게 늘었지만, 오히려 주가는 상승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6%p나 상승하면서 20%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올해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시장재편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 물류센터 신규 투자가 1조원을 넘겼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마트 주가 측면에서 보면, 이번 인수를 통한 장단기 실적 불확실성을 향후 신규 사업과 사업구조 개선 기대감이 밸류에이션으로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으로 본다.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 상승과 쓱닷컴 상장 기대감 등으로 주가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지만, 향후 경쟁 심화와 실적 부진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누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마트는 미래 유통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부동산 자산의 ‘디지털화’를 병행해왔다고 한다. 정용진 부회장의 말처럼 이베이코리아를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라며 “향후 쓱닷컴과 합병 등으로 온라인 유통 사업을 통합, 상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액 규모와 시너지 등에 의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이마트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고, 쓱닷컴 지분을 20% 보유하고 있는 어피니티 입장에서는 애초 기대한 투자수익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일이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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