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을 돕는 AI 스피커…사람보다 나은 '응급구조' 역량
SKT AI 돌봄, 소방청과 손잡고 어르신 맞춤형 출동으로 100여명 응급 구조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대중에 보급되면서 아직 대부분은 음악을 듣거나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유희'의 영역에서 활용됐다. 이에 사람들은 AI 스피커가 아직 큰 쓸모는 없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그늘진 곳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AI 스피커도 존재한다. 외면받는 '소수'에게 대중화된 AI 음성인식 기술은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다.
SK텔레콤(대표이사 박정호)은 다음과 같은 AI 스피커로 세상을 바꾼 한 사례를 들었다.
# 지난해 10월, 경상남도 양산시에 거주하는 정근자 어르신(여, 88세)은 이른 아침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인공지능 돌봄’ 케어 매니저의 설명을 떠올린 정씨는 침착하게 ‘누구’ 스피커에 도움을 청했다.
“아리아, 긴급 SOS!”
이후 구조요청을 들은 119를 통해 신속하게 구조돼 수술을 받았다. 대장 천공으로 아찔한 순간을 맞았던 정씨의 완쾌에 감동한 가족들은 119 구조대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독거 노인과 장애인 등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곳에 있는 소수자들에게 AI는 그야 말로 '사람 한명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SKT에 따르면 AI 스피커 누구(NUGU) 기반의 ‘긴급 SOS’를 통해 소방청과 함께 100여명의 어르신을 구조했다.
이에 SKT는 긴급 SOS를 비롯한 AI 스피커 기반 응급처치 서비스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기로 했다.
SKT가 전국 각지의 지자체 등과 협력해 제공 중인 AI 돌봄 서비스 긴급 SOS와 소방청이 독거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기저질환과 복용약물, 보호자 연락처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맞춤형 응급처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119안심콜’의 시너지 효과 제고를 위해 관련 기업·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
지난 14일 SKT와 소방청, ADT캡스(대표 박진효), 행복커넥트(이사장 유웅환) 등은 세종시 소방청 본부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에 따라 SKT와 ADT캡스, 행복커넥트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19 안심콜 서비스 안내와 등록을 지원한다. 소방청은 긴급 SOS 운영 내용과 방식을 각 시·도 소방본부에 안내해 유기적인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
위급 상황 발생시 SKT와 행복커넥트가 운영하는 ICT케어센터의 초기 대응 수준을 높이고, 위급 환자들을 119 상황실에 신속하게 연결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긴급 구조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KT와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AI 돌봄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2019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긴급 SOS 호출은 총 1978회였으며, 그 중에 119 긴급구조로 이어진 경우는 100회에 달했다.
119로 이송된 사람들 중에 탈진·심근경색·대장 천공 등 당장의 조치가 필요했던 ‘생명 위급상황’ 사례는 전체의 5%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81%는 기저질환으로 인한 건강 문제나 갑작스러운 복통 등으로 도움을 요청한 ‘질병 위급상황’ 환자였다. 우울감을 느끼는 어르신들을 방문한 경우(3%)나 낙상 등 생활 속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어르신을 구한 경우(11%)도 있었다.
어르신들이 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야간이나 새벽, 이른 아침 시간대에 긴급 SOS 접수되는 경우가 전체의 65%였다. 낮 시간 대비 2배가량 많았다.
배덕곤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민관이 협업한 ICT 서비스를 통해 119 긴급 구조 체계를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들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호 SK텔레콤 ESG사업담당은 “100여 명의 어르신을 구조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해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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