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퀄컴 차기작 생산 기지로 TSMC보다 삼성전자 유력한 까닭
퀄컴 선택지는 TSMC·삼성전자뿐인데… / TSMC는 이미 애플 차세대 AP 준비 중 / "안정적 계약 가능한 삼성전자 선택할 듯" / 최근 잇단 수주로 미세공정 신뢰성도 증가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퀄컴 차세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4나노(nm)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4나노 공정이 가능한 또 다른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애플이 4나노부터 차기 3나노까지 계약을 확보해 퀄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계약이 가능한 삼성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사양과 함께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이 유출된 퀄컴 스냅드래곤895(미정) AP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한 생산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해외 IT매체 WCCF테크는 앞서 레노버 등이 퀄컴 칩 공급사로 대만 TSMC를 언급했다는 업계 관계자의 증언이 일부 있었지만, 최근 일부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퀄컴 4나노 칩을 생산할 것으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적중률 높은 유출 전문가로 알려진 트위터 마우리QHD(MauriQHD)도 지난 5일 '하데스'라는 소스를 통해 5나노가 아닌 4나노 공정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퀄컴 스냅드래곤 895와 삼성전자 엑시노스 2200을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이유로 퀄컴이 4나노 칩 생산 위탁을 맡길 옵션이 삼성전자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미 TSMC 초기 4나노 생산 공정은 애플 차세대 AP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7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밖에 없어, 퀄컴의 선택은 삼성전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7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을 위해서는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한 기술이 필요하다. 여러 종합 반도체 회사(IDM)들과 파운드리들이 EUV 도입을 검토했으나 비용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대규모 예산투자를 통해 EUV 양산 기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도입하면서 파운드리 업계에서 2위까지 도약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 미세공정이 5나노에 이어 3나노 이하로 더욱 내려가고 있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퀄컴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용 AP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라이벌로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있다.
특히 기술적으로는 애플 A시리즈 AP와 삼성전자 엑시노스가 퀄컴 스냅드래곤과 매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이벌인 애플이 차기 AP를 TSMC에 4나노에 맡기고, 삼성전자 역시 엑시노스 2200을 자사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며 "업계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퀄컴은 결국 두 '슈퍼을'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지난해 퀄컴은 스냅드래곤 888 AP를 삼성전자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가 발열 등 설계 문제로 TSMC로 선회한 적이 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퀄컴을 비롯해 엔비디아, IBM, AMD의 일감을 수주하며 미세공정 파운드리 양산에 대한 신뢰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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