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IPO 앞두고 질주하는 크래프톤…'황금 열차'일까? '폭탄 열차'일까?
24.5조→25.9조…2주새 시총 1.4조 '껑충' / 게임 대장주 엔씨보다도 6조 넘게 높아 / 전문가 "크래프톤 투자는 도박에 가까워"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온라인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로 큰 성공을 거둔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이 IPO(기업공개)에 나서며 투자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바라보는 IPO 이후 크래프톤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경쟁사와 비교해 현 시가총액(시총)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크래프톤의 장외 주식 시가총액은 25조원이 넘는다. 이는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엔씨)의 시가총액(18조4633억원)보다 6조원 이상 높은 수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오는 6월 초 IPO 예비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은 사업 다각화 및 수입 다변화에도 나선 모습이다. 지난 13일에는 자사주 2만5342주를 처분해 마련한 111억5048만원으로 게임 개발사 드림모션을 사들였다. IPO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크래프톤의 장외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인 이날 60만원을 넘어섰다. 액면분할 전 가격으로 환산하면 주당 300만원에 해당한다. 거래 중지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 3일 종가(286만5000원) 대비 13만5000원이나 올랐다. 앞서 크래프톤은 기존 1주를 5주로 쪼갠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지난 4일부터 2주간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주가 상승으로 총 발행 주식 수(4310만4815주)를 곱한 시총도 껑충 뛰었다. 지난 3일 약 24조5159억원에서 이날 25조8629억원으로 1조3400억원 넘게 늘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차영주 와이즈경제연구소장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한 작품의 흥행으로 해당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주식을 평가할 때와 IPO를 준비할 때 일반적으로 본질 가치가 아닌 상대 가치를 평가하는 게 규정”이라고 했다.
크래프톤 회사 자체의 가치보다는 경쟁 회사의 상대 가치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영주 소장은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의 시가총액이 18조4633억원인데, 장외시장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이 25조원을 넘어 30조원을 형성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논리”라며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장외가격 자체도 거품이 있을뿐더러 현재 유통 물량이 적기 때문에 장외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의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차 소장은 "크래프톤의 가장 큰 문제는 배그 외에 흥행작이 없다는 것이다. 엔터 기업과 게임 기업들의 가장 큰 맹점은 한 상품의 성공이 차기작의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증권사의 평가를 받고 거래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그의 경우 크래프톤 자체 개발작이 아니고 텐센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게임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크래프톤의 자체 게임 개발 능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크래프톤에 투자하는 것은 가치 투자(기업의 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전략) 영역으로 볼 수 없고 베팅(도박)에 가깝다"며 "공모 가격이 나온 뒤 다시 살펴봐야 할 문제지만 배그가 성공을 했으니 크래프톤이라는 종목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나아가 크래프톤이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주식 신조어)'을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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