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꼬집은 '집게 손가락'…GS25 이어 BBQ도 남혐 논란에 곤혹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집게 손가락'이 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 GS25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의 제품 홍보물 등에 특정 손가락 모양이 들어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남혐(남성 혐오)'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엄지와 검지를 펼쳐 길이를 재는 모양이 지금은 폐쇄된 남혐 커뮤니티 '메갈리아(megalia, 메갈)' 로고와 비슷하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해당 로고 그림은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고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는 최근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 '소떡(소시지+떡)' 메뉴 이미지를 올렸다. 이 이미지에는 엄지와 검지로 구워진 소시지를 집고 있는 모습이 들어갔다.
그러자 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메갈의 손 모양과 비슷하다", "저 손가락이랑 소시지만 보면 메갈로 연결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 남성을 조롱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BBQ는 소떡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사과문도 냈다. BBQ는 사과문에서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한다"며 "과거 모든 제작물에 대해 철저한 전수조사 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삭제 조치할 것이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어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며 "혹시 파악되지 못한 부적절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커뮤니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으로 제보해주시는 모든 디자인물에 대해서도 삭제 조치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신중한 자세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GS25도 남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1일 가정의 달을 맞아 공개한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이벤트 포스터에 구워진 소시지를 집으려는 형태의 손 모양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모셔널(Emotional)', '캠핑(Camping)', '머스트-해브(Must-have)', '아이템(Item)'이라는 문구가 메갈 로고와 유사하고, 영어 문구의 마지막 알파벳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읽으면 'megal(메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문제가 불거지자 GS25는 곧바로 포스터를 수정해 재업로드했다. 남혐 논란을 일으킨 손 모양을 빼는 대신 달 문양을 넣었다.
그런데 2차 포스터에 들어간 달 문양이 서울대 페미니즘 동아리 '관악 여성주의 학회 달'의 마크와 유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자 BBQ 사례처럼 남혐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자 가맹점주들도 나서 반발했다.
이에 조윤성 GS25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사과하며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조 사장은 지난 4일 가맹점주 게시판에 낸 사과문을 통해 "사업을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1만5000명 가맹점주와 고객 여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캠핑'과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 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논란 발생 후 심도있는 검토와 즉각적인 대응이 부족해 고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상처와 불편을 드린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모든 업무에 심사숙고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보다 엄격하게 강화해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또 "모든 책임은 저에게 돌려주시고, 신속한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을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