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가 제공하는 고객상담용 인공지능(AI) 대화 로봇(챗봇) 서비스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챗봇이 매뉴얼대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지만, AI가 학습하지 못한 상황이나 챗봇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한다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을 도입한 기업들은 대부분 고객센터 인력을 크게 줄였으며, 일부 신생기업들은 챗봇을 채택하면서 고객상담 인력을 거의 배치하지 않는다. 챗봇으로 해결 안 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더욱 줄어든 셈.
실제로 경기도에 거주 중인 김모씨(39세, 직장인)는 지난달 8일 카카오 챗봇으로 100% 개통을 진행하는 핀다이렉트 알뜰폰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약 한 달간 개통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호소했다.
핀다이렉트를 서비스하는 스테이지파이브(대표 서상원, 이제욱) 측은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 시스템 오류로 접수가 되지 않아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김모씨가 뉴스투데이에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신청한 지 나흘 뒤인 4월 12일 '개통신청 완료'와 함께 '개통이 완료되면 알려주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핀다이렉트샵 채널을 통해 전달받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5월 3일까지 김모씨는 1:1 챗봇 상담을 통해 몇번의 문의를 보냈지만 답장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상담을 위해 여러 번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업체가 카톡 상담도 안 받고 답을 주지 않아, 개통이 진행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답답하다. 혹시나 중복 신청될까 봐 다른 통신사로 요금제 변경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접수되지 않았다"며 "고객의 접수 과정에서 창을 급하게 닫으면서 고객에게는 접수 완료가 뜨고 내부에는 접수가 되지 않는 엇갈리는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의 잘못이라는 말은 아니다. 가능한 빨리 개통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프로그램) 오류"라며, 해당 챗봇 서비스를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챗봇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사용한 프로그램은 '카카오 i 오픈빌더'(이하 오픈빌더)다. 오픈빌더는 카카오 i 디벨로퍼가 카카오 AI 기술을 사용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하는 AI 설계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은 오픈빌더를 통해 1:1 대화형 챗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오픈빌더는 지난해 9월부터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누적된 활성채팅방 5만건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초과하는 경우 5만 1건 부터 건당 30원(지식+ 이용시 40원)의 사용요금이 부과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챗봇이 단순 카카오톡스토어를 넘어 활용이 확장되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 고객센터 운영시간 외에 365일 24시간 모바일 채팅 상담을 할 수 있고 챗봇으로 상담원 채팅 연결까지 가능한 점을 장점이라는 것.
이런 장점은 대부분 기업의 관점이라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챗봇을 통해 기업은 비용을 줄였지만 오프라인 채널이 줄어들며 심각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은 더욱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대다수는 챗봇 도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인간 상담사보다 챗봇의 답변이 더 정확하며, 부족한 부분 역시 AI 기술이 발전하면 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챗봇 시장은 연평균 29.7% 성장해 2024년에는 약 10조94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챗봇 시장 성장률은 글로벌보다 높은 연평균 51%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