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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3일, 1.6만원→0.1만원'…흰소리 된 네이버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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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5.04 16:52 ㅣ 수정 : 2021.05.06 08:24

'오늘일기' 챌린지 진행…14일간 블로그에 일기 쓰면 1.6만원 지급 / 이용자 대거 몰리자 3일만에 돌연 중단…"어뷰징 지나치게 많다" / 지급 금액도 1천원으로 줄여…블로그 이용자 불만 폭발 "기가 찬다"/ 안내 글에 올라온 댓글만 1만개 넘어…사과문에도 5천여개 달려 / 네이버 "고심하다 결국 취소…금전 탓은 아니지만 재개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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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 1일부터 블로그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기를 꾸준히 쓰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오늘일기 프로젝트를 실시했으나 4일 돌연 중단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네이버가 블로그 이용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신뢰를 저버리고 당초 기획한 행사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아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일 블로그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늘일기' 챌린지에 들어갔다. 14일 동안 블로그에 일기를 게재하면 네이버페이 1만6000원을 지급하는 행사다. 간단한 글과 사진만 올려도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네이버페이를 준다는 소식에 블로그를 떠났던 젊은 이용자들이 다시 몰려들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블챌(블로그 챌린지의 준말)’을 인증하는 블로그 이용자들의 게시글이 넘쳐났다. 블로그를 통한 일상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업계는 "이번 프로모션으로 네이버 블로그의 20대 이용자층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네이버의 '오늘일기' 챌린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네이버가 단 3일만에 돌연 중단했기 때문이다.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 하는 등 이른바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이날 공식 블로그에 '#오늘일기 챌린지 조기 종료를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에서 네이버는 "매일 일상을 기록하는 분들을 독려하는 취지로 챌린지를 오픈했으나 이른바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챌린지를 조기 종료한다"며 "3일 차에 해당하는 오늘까지 참여한 분들에게는 네이버페이 1000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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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4일 블로그 챌린지 관련 사과문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의 이같은 결정에 블로그 이용자들은 "닭 쫓던 개가 됐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일기' 챌린지에 동참하기 위해 오랫동안 방치했던 블로그를 다시 살리고, 네이버페이에 가입하고, 블로그 앱을 설치하는 등 수고로움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대학생 A씨(24세,여)는 "애초에 부적절한 방법으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경우는 취소 처리한다고 밝혔음에도 갑자기 어뷰징 참여자 핑계를 대다니 기가 찬다"라면서 "국내 톱 IT 회사인 네이버가 다계정 어뷰징을 막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챌린지 참여자 B씨(30세, 남)도 "블로그 글은 ‘믿거(믿고 거른다는 신조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블로그의 본질이 많이 변질된 상황에서 이런 이벤트를 기획했다는 게 신선했다"며 "블로그가 다시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마케팅을 제대로 기획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블로그 앱을 다시 설치하니 잊고 살았던 서로이웃(블로그 친구 시스템)들의 일상도 확인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며 "챌린지가 끝나도 블로그에 다시 일상을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싹 사라졌다"고 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네이버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용자들은 댓글과 게시글을 통해 "이렇게 화제가 될 정도였으면 홍보 효과가 장난 아니란 소리인데 참여자가 많아지니까 돈이 아까워서 급하게 챌린지를 종료하다니 진짜 머리 못 쓴다", "이 일로 네이버페이 새 가입자는 물론이고 기존 가입자들도 빈정 상해서 이탈할 듯", "1000원 받자고 네이버페이 가입하고 블로그에 일기 올려주는 놈 됐다", "카카오페이 알 리워드(카카오페이 결제시 랜덤으로 지급하는 금액)는 적어도 줬다 뺐지는 않는다", "이용자 모아서 빅데이터 수집하더니 '먹튀(이익만 취하고 버리는 행위를 지칭하는 유행어)'했다"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게시한 챌린지 종료 안내 글에 달린 댓글만 1만건 이상이고, 이날 오전 네이버가 새로 게시한 챌린지 종료 관련 사과문에 달린 댓글 수도 2시간 만에 5000여개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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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 1일부터 블로그 이용자를 대상으로 일기를 꾸준히 쓰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오늘일기 프로젝트를 실시했으나 4일 돌연 중단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상업적인 성격의 콘텐츠를 게재하고 챌린지 태그를 달게 되면 기술적으로 걸러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담당자들이 심도 높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챌린지를 취소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금액 부담이 돼 종료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금전적인 부분과는 관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챌린지 재개 계획은 따로 없다"며 "모든 참여자에게 3일차 리워드 1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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