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가 IBK기업은행 노조추천 사외이사 '부적격'판단한 까닭은?...노조는 부글부글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IBK기업은행의 노조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결국 불발되었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위측이 노조추천 이사 제청건을 기각한 것과 관련 '부적격 사유'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도덕성이나 전문성 면에서 결합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융위의 결정은 기업은행 노조가 부도덕하다는 인상을 준다. 때문에 기업은행 노조는 부글부글 끓끓는 분위기이다.
노조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 측에서는 애초에 3명의 후보를 제청했으며 은행 측에서 1명으로 추려서 금융위에 올렸다”며 “부적격 사유를 알 수도 없고 애초에 노조추천 이사 선임에 대한 의지가 있었나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3명의 노조추천 인사중 은행이 1명을 골랐는 데, 그 1명에 대해 금융위가 부적격자라고 판정한 것은 당초 노조추천 사외이사를 선발할 의지가 없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측은 “부적격 사유는 금융위의 소관이며 입장 없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2명 봅는데 사측 추천인사 2명만 선임, 노조추천 인사는 탈락시켜
새로 임명된 두 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기업은행 측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이번에 선임되는 사외이사는 2명이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사측 추천 인사 2명과 노조 추천인사 1명 등 3명을 금융위에 제청했다. 그런데 금융위가 노조추천 인사만 탈락시키고 사측 추천인사만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다.
금융위는 김정훈(63)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와 정소민(50)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재선임되었으며 2019년부터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맡아왔던 정 교수는 새로 선임됐다. 그간 사외이사 4명 모두 남성이었지만 금번 여성인 정 교수를 영입함으로써 기업은행은 이사회의 다양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와 정 교수 모두 기업은행 측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기업은행의 노조추천 사외이사만 부적격 사유로 타락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2019년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행장은 그동안 수차례 노조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윤 행장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임기 만료된 사외이사 2명의 후보로 노조 추천 외부인사를 포함한 복수의 후보들을 금융위에 제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은행 노조, "문재인 정부의 약속 파기 사건" 맹비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9일 입장문을 발표, "노조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약속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IBK 노동조합을 철저히 기만했다"면서 "보궐선거에서 노동계의 표를 의식해 공개를 미루다 선거 직후 발표한 것 또한 비열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제도 도입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가 노동계와 약속한 사항을 파기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 윤 행장과 노조 간의 합의사항을 보증했던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두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