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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박현주의 성공전략(1)

청년이여 '까칠한 사람'이 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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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하 기자
입력 : 2021.04.13 07:45 ㅣ 수정 : 2021.04.13 10:01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조언에서 청년층을 위한 5가지 성공전략 나타나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국내 최고의 금융전략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더 중요한 그의 본질은 '성공한 기업가'이다.  8명 인력으로 창업한 미래에셋캐피탈을 기반으로 당대에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을 일궈냈다.  그가 지난 1, 2월 두 달 동안 대중 앞에 직접 섰다. 미래에셋그룹의 유튜브 채널인 '미래에셋 스마트머니'에  8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투자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는 여러 종류의 '성공전략'들이 담겨있다. 취준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노년층도 솔깃할 내용들이다. 박 회장의 이야기 속에 담긴 성공전략들을 정리해 분석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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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유튜브에서 강연하는 모습. [사진=미래에셋 스마트머니]

 

[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박현주(63)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1일 공개된 '나도 한 때는 주린이였다' 동영상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조언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박 회장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청년층 입장에서 귀담아 들을만한 성공전략이 흘러나왔다. 대략 5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 ▶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남들이 가는 길에는 '레드오션'이 기다려?

 

 박현주 회장은 맨손으로 창업해 성공한 기업가답게  '남과 다른 길'을 강조했다. "지금 젊은 세대가 취업, 결혼, 주택 등의 문제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장님도 젊은 시절엔 이런 삶을 살아오셨을텐데,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는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박 회장은 "처음부터 질문이 쎄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자란 시대와 지금은 다르지만  어려운 시절은 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젊은 시절이 고민에 가득 찬 시기였다는 점을 독특한 화법으로 설명했다. "어떤 분이 내가 40이 됐는데, 내얼굴이 20대 후반보다 더 젊어보인다고 하더라. 그 말은 내가 20대 때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느냐를 알려준다" 20대에 고민이 많다보니 40대에 오히려 젊어 보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의 고민은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박 회장은 "저는 배경이 좋지 않았고 성실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을 뿐이다"면서 "다수의 삶이 아니라 소수의 삶을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위 사회경제적 배경이 특출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역발상'에 도전했다는 뜻이다. 

 

그가 택한 소수의 삶은 '증권사 입사'였다. 이 대목에서 요즘 청년들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의 자기자랑이라는 오해를 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박 회장의 청년시절에는 증권사가 인기직장이 아니었다. 취업할 곳이 많아서 박 회장 정도의 학벌이면 기업을 골라서 갈 수도 있었다. 

 

박  회장은 "당시 증권사는 지금처럼 선망의 직장 아니라 전체 직원의 10%가 대학생이었을 정도였다"면서 "월급이 12만원이라 장가 가기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경영학과에서 1,2,3등을 하던 학생들은 보수가 좋고 안정적이었던  단자회사나 은행에 입사했다는 것이다. 증시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투기판 정도로 보는 편이었다. 

 

사회적 평판과 보수 등에서 열악했던 증권사 입사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자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다. 누가 가르쳐 준게 아니다. 일본 자본시장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터득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남들이 선택하는 길은 언제나 '레드오션'으로 향해 있다. 남과 다른 길만이 '블루오션'을 열어줄 가능성을 안고 있다. 

청년 박현주는 통념과 상식이 선호하는 길과는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성공을 위한 출발점에 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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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자사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해 투자 조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 스마트머니]

 

둘째 ▶ 현재가치보다 미래 경쟁력에 집중하라..."은행 구좌는 모두 가졌지만 증권 구좌 가진 사람은 아직 소수"

 

박 회장은 "증권산업이 정녕 성장산업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성공담론을 펼쳤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 경쟁력에 집중해야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전망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년전만 해도 cash flow’(현금 유동성)가 좋은 회사에 대한 투자, 가치 투자 등의 말이 많았지만 미래에셋이 이를 과감하게 깨고 들어간 것"이라면서 "미래에셋은 (미래)경쟁력 관점에서 기업을 봤고 그게 우리의 성공 스토리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우 증권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면서 "증권산업이 은행산업에 비해서 훨씬 더 성장궤도가 좋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은행의 구좌는 다 갖고 있지만, 증권산업의 구좌는 누구나 다 갖고 있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다수가 거래하는 은행은 이미 레드오션이고, 아직은 소수가 거래하는 증권사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역설적 논리는 다수의 삶이 아니라 소수의 삶을 선택한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셋째 ▶ 스스로 리포트를 써라...증권사 리서치 기능 없을 때 '종목 리포트' 작성

 

그렇다면 박 회장은 어떤 방식을 통해 소수의 삶을 선택해왔을까.  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독자학습'이 핵심 수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주식을 21살 때 시작한 것 같아요"라며 "대학교 2학년때 교수님들이 자본시장 얘기를 잘 안 하시시고 재미없는 추상적인 적인 말씀을 해주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좀 실용적인 지식을 얻고 싶어서 재무관련 강의를 몇 개 듣고서 주식시장에 갔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교수의 말보다 더 낙후된 곳이었다. 객장에 나가면 사람들은 담배만 피고 있었고, 칠판에 글씨를 적어서 분필 가루가 날리는 곳이었다. 청년 박현주는 주식시장이라는 현장 자체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배울 게 없다는 판단을 한 뒤에는 매장을 자주 가지 않았다. 대신에 '종목 리포트'를 스스로 작성했다. 그의 리포트는 어떤 때는 맞았고, 어떤 때는 틀렸다. 하지만 리포트 작성 자체가 혁신적 발상이었다. 

 

박 회장은 "그 때는 증권사에 리서치 센터가 없었다. 대우경제연구소가 있는 정도였다"면서 "내가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30대 초반에는 한 달에 100페이지씩 리포트를 썼다"고 밝혔다.  그는 " 11월달쯤 되면 꼭 주가가 올라가더라. 배당을 주니까 그런 것이다"면서 "어머님한테 1년치 하숙비를 달라고 해서, 그 돈 갖고 주식을 한 거예요"라고 고백했다.

 

넷째 ▶ 10분의  좋은 조언을 듣기 위해 5시간을 투자한다...박현주에게 '까칠한 사람'이란 마음 문이 닫힌 사람

 

박 회장은 "주식하면서 좋은 조언자를 많이 만났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꺼냈다. '좋은 조언자'에 대한 가치부여가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 여러 각도에서 좋은 분들도 만났고 실패한 분들도 많이 봤어요 "라면서 좋은 어드바이저를 만나서 좋은 의견을 듣는 것은 시간이 아까운 게 아니다"고 단언했다. 

 

 박 회장이 창업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어떤 회장님이 갑자기 곤지암으로 밥을 먹으라고 연락이 왔다.  오후 4시쯤이었다. 그날 임원들과의 저녁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임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약속을 취소하고 곤지암으로 향했다.

 

박 회장은 "차가 막혀서 왕복 5시간이 걸렸다. 실제 저녁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  1시간 30분 동안 내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면서 "한 10분 정도는 인상 깊은 말씀이었다"고 회상했다.  좋은 조언을 듣기 위해서는 5시간의 시간을 낭비해도 가슴이 쓰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 항상 레슨을 주던 분이니까. 그것을 위해서 5시간을 소비했다"는 설명이다. 

 

"우리 젊은 학생들도 사람들하고 좋은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웹상으로만 그러지 말고 가능하면 같이 시간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너무 까칠하면 안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강연 도중에 '까칠한 사람'이란 표현을 수 차례 사용했다. 문맥상 그에게 까칠한 사람이란 자존심이 강해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이 '까칠한 사람'이었다면 5시간을 투자해서 곤지암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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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자사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해 투자 조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 스마트머니]

 

다섯째 ▶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어라...'까칠한 사람'의 반대말인 '겸손한 사람'이 되라

 

"좋은 책은 여러번 이해가 될때까지 읽었다"는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좋은 어드바이저를 만나서 얘기를 직접 들을 수는 없으면 책을 통해서 좋은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저는 어렸을 적에 책읽기에 갈증이 있었다. 아버지님이 고등학교 입학 전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님이 나한체 무슨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라는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찍 가신 부친이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이 세상 책 속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에게 책은 지혜의 전달자이면서 부성애의 전달자였던 셈이다. 

 

그는 " 책을 읽는다는 건, 고수와의 대화다. 자기하고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의견이 다르면. 엉터리 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면서 "남이 써놓은 책에 대해서 너무 까칠해선 안 돼요. 자기를 오픈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금도 1년에 3500 페이지 정도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대체로 영어로 된  책이다. 영어를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독서를 통해서 많은 전략을 수립하곤 한다. 

 

그는 "2014~2015년에 나온 ’Platform Revolution(Sangeet Paul Choudary):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 전망. 그것만 읽어도 영어공부도 되고, 본인이 거기에 투자했다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까지 주식을 샀으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은 거 아니예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그런 (좋은) 책을 읽을 때 한  번 읽지 말고, 본인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읽기 바란다. 나는 이해가 안 가면 시간 지나도 또 읽는다."면서 "특히, Good to Great(Jim Collins) 는 몇 파트가 이해가 안가서 6번을 읽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독서방법론도 제시했다. "저자와 대화하듯이 읽어봐라. 자기가 겸손해야 한다. 그런 부문에 있어서. 남이랑 대화할 때 겸손하게 얘기했으면 좋겠다."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까칠한 사람'이고 저자와의 대화에 능숙한 사람이 '겸손한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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